상품 취급점은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슈퍼 등의 대기업과 지역의 중소슈퍼마켓이 계약을 맺고 이들의 물건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유통업체다.
대기업과 지역 슈퍼마켓들이 독점 계약을 맺고 물건을 공급받은 후 간판이나 유니폼·판매관리시스템(POS)·경영 방법 등을 지원받았던 기존 '상품공급점'이 사실상 SSM과 별다른 점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지난해 10월 대형마트들은 유통산업 연합회에 전단 배포, 유니폼 착용, 상품권·포인트 공유 등도 금지하기로 하고 명칭을 상품 공급점에서 취급점으로 바꿨다.
하지만 여전히 상품 취급점에 대형마트의 이름이 부착돼 있는데다 이들 마트의 상품이 판매되지만 의무휴일이나 영업시간 제한 등의 규제를 받지 않아 빠르게 지역 상권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상품공급점은 7월 기준으로 전국에서 604곳으로 파악됐으며, 지난해 9월에는 666개로 늘었다. 상품취급점으로 명칭이 바뀐 이후에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상품취급점 현황을 418곳으로 파악됐다.
수치로만 보면 상품취급점으로 명칭을 바꾼 이후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지만 산업통상자원부가 민주당 박완주(천안 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7월이던 상품취급점은 9월에는 390곳, 11월에는 418곳으로 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전반적으로 대도시를 중심으로 상품 취급점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7월 11곳이던 대전의 상품공급점은 지난해 11월말에는 상품취급점이 13곳으로 집계됐으며, 같은 기간 광주역시 17곳에서 19곳, 부산은 2곳에서 10곳, 대구도 10곳에서 21곳으로 각각 늘었다.
문제는 상품취급점이나 공급점에 대한 정확한 현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는 점이다.
대전시는 “자치구에서 일일히 취합한 수치만 파악하고 있을 뿐 관련 규제 조항이 없어 규제할 권한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골목상권 경쟁이 심해지면서 중소 슈퍼마켓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만큼 조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편, 지난해 말 중소기업중앙회가 상품공급점 주변 반경 1㎞이내의 전국 중소 슈퍼마켓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상품공급점 주변상가 경영실태 조사' 결과, 69.4%가 매출액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오희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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