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대전시청 2층 전시실에서 열린 '솟대의 꿈'전시회에 전시된 한 작품 앞에서 김익열 인산문화원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대전시 동구 대사동에서 '인산솟대마을'을 운영하는 김익열 인산문화원 대표(한국솟대문화보존회 회장)는 솟대를 작품으로 만드는 몇 안되는 작가 중 한명이다. 솟대는 봉황, 기러기, 오리, 까마귀 등 새를 높은 장대 위에 형상화한 조형물로 고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전래 민속이다.
솟대는 꿈을 이루도록 도왔다고 믿어온 하늘과 인간의 매개물로 '하늘 향한 희망'의 상징물이다.
김익열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지인 교수로부터 솟대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그 후 줄곧 외길을 걸어왔다.
“1990년대부터 나무 공예를 시작했습니다. 10년 전쯤 한남대 이필영 교수로부터 솟대 이야기를 처음 접하고 '이거다!'하고 생각했죠. 그 후 산을 가도 새 모양을 한 나무들만 눈에 띄었고, 결국 작업실에서 솟대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김 대표는 주변에서 돈벌이도 안되는 일을 한다는 소리를 들어가며 솟대 제작에 열중했다.
그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재료를 구하고, 작업을 하며 다양한 형태로 솟대를 만들었다. 김 대표의 솟대 작품은 나무의 형태를 그대로 이용해 새의 모습을 형상화한 특징을 갖고 있다. 또 작품에 전혀 약품을 쓰지 않아 나무와 호흡하는 느낌을 강조한다.
“아직도 솟대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솟대는 예로부터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 마을 입구에 만들었던 우리의 대표적인 문화입니다. 하늘을 향한 희망 안테나이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조형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솟대 사랑이 점차 커져 3년 전쯤에는 인산솟대마을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아직 작품을 만드는 공간에 지나지 않지만 앞으로는 전시와 교육을 하는 '문화공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좋은 뜻이 담긴 솟대를 시민들에게도 많이 알리고 싶습니다. '인산솟대마을'에 작업실과 전시실, 체험장 등을 보강·조성해 시민들이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더불어 솟대를 활용한 축제 등을 열어 '문화 컨텐츠'로 만들고 싶습니다.”
김 대표는 13일 대전시청 2층 전시실에서 '솟대의 꿈'이라는 첫 전시회를 열었다. 18일까지 진행되는 전시에는 나무, 도자, 철, 돌, 전통매듭 등을 이용한 120여점의 솟대를 선보인다.
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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