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줘~” 블랙컨슈머에 유통업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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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꿔줘~” 블랙컨슈머에 유통업계 울상

보상기준 무시한채 무조건 환불 요구… 거절땐 피해 부풀려 폭로 '난감'

  • 승인 2014-02-13 18:10
  • 신문게재 2014-02-14 7면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1. 최근 대전 지역의 한 백화점은 지난해 12월 백화점 주차장 기둥에 자신의 외제차가 부딪혔다며 보상을 요구하는 고객 때문에 난감한 상황을 접했다.

백화점 CCTV 보유 기간이 한달 남짓으로 CCTV 확인이 불가한 상황인데도 차주는 백화점 시설물에 의한 사고라며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백화점 확인 결과 해당 차주는 이전에도 수차례 반복적인 항의로 보상을 받은 이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 또다른 백화점은 2년전 혼수로 구입한 크리스털잔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으로 곤욕을 치렀다. 비싸게 주고 샀지만, 결혼이후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데다 지금은 불필요하다며 고객은 환불을 요구했지만 이미 해당 업체가 백화점을 철수한 상황. 환불을 요구한 물품의 경우 이미 시중에는 단종된 물품이기 때문에 업체측에서도 난색을 표했다.

유통업계가 환불이나 보상기준을 무시하고 무조건 보상을 요구하는 일명 진상고객, 블랙컨슈머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들어 블랙컨슈머들을 따로 관리하거나 업체들끼리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하면서 이들 블랙컨슈머들은 줄어 들고 있지만 여전히 막무가내식의 보상을 요구하는 블랙컨슈머들이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이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직원 응대태도나 시간적 피해, 정신적 보상 등을 이유로 2차적인 불만을 제기하고 SNS이나 포털사이트에 자신들의 피해 사례를 부풀려 올리면서 유통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이들의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특히 식품의 경우 이물질이나 벌레가 나왔다며 불만을 제기하면 그 여파가 클 수밖에 없어 그냥 환불을 해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반쯤 먹다 남은 파이를 들고와 배탈이 났다며 환불을 해달라고 하거나 도대체 나올수 없는 이물질을 들고와 발견했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최근 블랙컨슈머의 등장이 계속된 불황의 여파 때문으로도 풀이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서인지 무조건 환불이나 보상을 요구하는 고객들도 많아지고 있다”며 “환불을 해 주다보면 유사 사례가 더 많이 발생할 수 있어 환불 요구 시 영수증을 확인 후 대응매뉴얼에 따라 대처하면서 지난해 실제 환불 고객은 전년도에 비해 2~3%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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