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판매자·딜러 속이는 신종 삼각사기 주의보

중고차 판매자에게는 비싸게 사주겠다며 차량확인 요구 딜러에게는 타인 차량 보여주고 즉시 송금 요구…한 달새 8800만원 사기행각

중고차를 판매하는 차량 소유자와 이를 매입하는 딜러를 속여 8000만원의 삼각 사기를 벌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중고차 소유자와 딜러(매매자)를 연결해주는 것처럼 속여 중간에 돈을 가로챘으며, 비슷한 사례의 피해신고가 잇달아 인터넷 중고차 거래에 주의가 당부 된다.

대전 대덕경찰서는 13일 차량구매자 또는 판매자 행세를 하면서 중간에 차량매매대금을 가로챈 장모(34)씨 등 일당 3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씨 등은 지난해 12월 6일 인터넷 중고차 거래사이트에 올라온 중고차 판매 게시글을 보고 부산 차량 소유자에게 전화해 시가보다 200~300만원 더 비싸게 사줄 딜러를 안내하겠다며 접근했다.

이를 통해 장씨 등은 중고차의 생산연도나 수리내역 등을 자세히 파악했다. 그리고서 부산에 있는 중고차 전문 딜러를 무작위로 선택해 전화한 후 거래사이트에 올라온 중고차가 자신의 차량이고 200~300만원 더 싸게 팔겠다고 속였다. 이어 이들은 차주에게 중고차를 직접 볼 수 있도록 약속 장소에 차를 옮겨놓도록 했고, 딜러 강모(38)씨에게는 약속 장소에 내 차가 있으니 눈으로 직접 확인하도록 했다.

이때 차주에게는 “내가 소개한 딜러를 차주가 직접 만나면 중고차 값을 더 깎자고 할 수 있으니 자리를 피해있거나 심부름 왔다고 해라”고 말했다. 딜러 강씨 역시 약속 장소에 등록증이 준비되고 열쇠 꽂힌 차가 있어, 매매거래를 해도 되겠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

더욱이 시가보다 수백만원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생각에 딜러는 차주를 만나지 못했어도 차량대금 3300만원을 당일 송금했다. 하지만, 딜러 박씨가 차량의 소유자로 알았던 이는 구속된 강씨 일당이었고, 송금한 돈은 인출되고 더이상 연락도 되지 않았다. 이 같은 범행은 단 하루 사이에 전화 통화로만 이뤄졌다. 강씨 일당은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3차례의 중고차 사기거래를 통해 딜러 3명에게서 8000만원을 가로챘다.

대덕경찰서 정구이 지능팀장은 “중고차 판매자와 딜러를 연결해주는 것처럼 접근해 두 당사자는 서로 직접 통화하지 못하도록 유도해 전문 딜러까지 속일 수 있었다”며 “차량소유주를 직접 만나서 소유주 이름의 통장으로 돈을 보내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