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IT이야기]다채널 오디오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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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IT이야기]다채널 오디오 기술

'이제 소리도 3D로'…ETRI, 32채널 입체음향 기술개발 현 14개 영화관 설치, 연말 상용화

  • 승인 2014-02-13 14:33
  • 신문게재 2014-02-14 10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영화산업이 발전하면서 3D, 4D도 나오고 한국영화의 약진도 눈부시다. 특히 최근 국산 애니메이션 영화 '넛잡'이 미국에서 흥행에 성공하면서 영화 콘텐츠 산업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하지만, 여전히 자본을 앞세운 블록 버스터 영화나 기술우위의 대형 제작사의 문턱은 높기만 하다.

국내 영화산업을 오늘날 세계 시장과 견줄 수 있게 한데는 콘텐츠 기술, 즉 컴퓨터 그래픽이나 가상현실 기술, 디지털액터 등의 개발이 큰 역할을 했다. 이와 더불어 영화요소에는 오디오, 즉 소리도 아주 비중이 높은데 최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기술이 개발되어 소개해 본다.

그동안 영화관에서 오디오는 외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모두 점유하다 시피 했다. 5.1채널, 7.1채널 방식 등이 주를 이루었다. 서라운드 입체 3D음향이라며 대대적으로 선전했지만 사실, 이러한 오디오 방식은 2차원, 즉 평면적인 방식이다.

5.1채널은 5개의 스피커에 1개의 우퍼를, 7.1은 스피커가 7개, 우퍼가 1개다. 소리가 나갈 때 각 스피커에 똑같은 소리가 나가는 방식이다. 따라서 생생한 자연의 소리나 입체적인 소리를 들려주는데 한계가 있어 왔다.

하지만,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32채널, 즉 30.2채널 방식으로 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되었다. 30개의 스피커에 우퍼가 2개로 각각의 스피커 역할이 다르다. 예컨대 헬리콥터가 멀리서 날아 올때면 원거리에서 근거리로 날고 있는 헬리콥터의 소리를 좌우전후, 그리고 천정에 달려있는 스피커를 통해 생생하게 들려줄 수 있다는 것.

그동안의 스피커, 오디오 전달방식은 사람 귀의 높이에 주안점을 두었다. 그러나 32채널 방식은 입체음향 방식으로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을 따라 다니며 좌표를 만들고 소리를 낸다. 이에따라 관객들은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실감나는 음향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연구진이 개발에 성공한 기술은 세계 최초로 코덱(Codec), 즉 음성 신호를 압축해서 다시 풀어 재생하는 방식이다. 코덱은 ETRI가 국제표준특허를 갖고 있는 기술이다. 알짜배기 특허라 불리는 핵심원천기술을 갖고 있어 연구수행에 있어서도 용이했다는게 연구진들의 설명이다. 그만큼 코덱을 잘 알고 있어 32채널이나 되는 다채널 방식을 압축해 16채널로 줄일 수 있었던 것이다.

영화관은 현재 국제표준인 16채널로 구성이 되어있다. 하지만 압축기술과 영화콘텐츠의 부재로 6채널은 사용도 못하고 있어왔다. 10개의 채널로만 운영되어 왔는데 이젠 많은 채널도 16채널을 완전히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향후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에서도 승산이 있을 전망이다.

특히 본 기술은 5.1채널, 7.1채널 등과의 호환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기술이다. 극장 규모에 따라 설치된 기존 방식을 약간의 변화만 주어도 다양하게 다채널 방식으로 빵빵한 음향을 들려줄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본 기술은 서울 여의도 IFC몰 등 14개 영화관에 설치가 완료되었다. 연구진은 관련기술을 적용, '광해', '미스터고',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 20편의 영화에 입체음향 기술을 적용해 보았다. 물론 이러한 다채널 전용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다면 1000~2000원 더 주고 봐야겠지만 이정도 투자해서 귀를 호사시키기엔 아깝지 않은 돈일 것이다. 상용화가 완료되는 연말이 기다려진다.

정길호 ETRI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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