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은주]나는 학부모인가, 부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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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은주]나는 학부모인가, 부모인가

[중도춘추]명은주 해보라학교장

  • 승인 2014-02-12 13:58
  • 신문게재 2014-02-13 16면
  • 명은주 해보라학교장명은주 해보라학교장
▲ 명은주 해보라학교장
▲ 명은주 해보라학교장
“학교가 참 재미있어요. 방학이 너무 길어요~”

누구나 꿈꾸는 일 아닐까? 그러나 실제 학교에서 보면 수업 시간에 집중해서 듣는 아이들보다 엎드려 자고 있거나 딴 짓을 하는 아이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알아 듣지 못해 재미가 없거나 지루할 뿐이다. '수학은 스스로 몇학년 수준이라고 생각하니?'라는 질문에 '저요? 저는 초등학교 5학년때 포기했어요' 라고 대답하는 중학교 3학년. 그렇다면 중학교 다니는 3년 내내 이해도 안되는 수학 시간에 무엇을 했을까? 그렇게 하고 나서 학원에 간들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 실제 오늘 알게 된 것을 정리해 보라고 하면 한 줄도 못 적는 아이들도 허다하다. 다만, 부모만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을뿐이다. 오히려 내 아이는 아니겠지 그럴 리가 없어 라고 생각할 뿐이다.

목표는 좋은 대학이지만 전과목을 잘 하지 못했던 아이가 고등과정에 입학한 적이 있다. “모두 포기했어요. 잘 하는 것이 없어요.”

우선, 그에게 필요한 '내길찾기'를 시작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할 때 행복한지 부터 찾아 보았다. 리더십이 강하고 남들 앞에 서는 것을 좋아하던 아이가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그런 기회조차 없다가 동아리 회장을 맡아 동아리 활동을 이끌며 그 아이의 꿈은 구체화 되고 레크리에이션 강사로 정해졌다. 강사 자격증을 따겠다고 찾아왔을 때 학과 공부에 대해서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 우선 수학을 시작하기로 하고 스스로 중학과정부터 다시 하겠다는 각오가 되어 있을 때 받아들이는 속도나 집중력은 달라졌다. 수학에서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후 점차 다른 과목으로도 확대가 되고 있었다.

전과목을 잘 하는 아이가 중등과정에 입학을 했다. 경쟁자가 없다고 투덜거림이 많은 아이였다. 일반적인 교육에 익숙하기에 구체적 꿈찾기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곳으로 여행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불만스러워 하기도 했다.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주어졌을 때 시간낭비라고 투덜거리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곳을 여행하며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과 만나고, 경험해 보는 동안 자신의 꿈을 고민하고 몇가지로 좁혀 가기 시작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그 것이 시간낭비가 아님을 알게 될 즈음에 그 꿈이 셰프로 정해졌다. 그 후 구체적인 계획이 정립이 되고 오히려 친구들보다 일년이나 앞서 가고 싶은 학과에 진학도 했다.

모든 아이들에게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에 대한 욕구는 강하다. 그 것이 억지로 강요되거나 왜 해야 하는 지도 모르는 채 끌려 다니듯 진행이 되면서 오히려 의욕이 상실되고 점점 꿈을 꾸는 것마저 잃게 된다.

내 아이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무엇을 할 때 가슴이 뛰는지 부모로서 고민해 본적은 있는가. 어떤 과목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관심을 가져 본적은 있는가. 그저 다른 부모들 하는 대로 학교 끝나면 학원에 가야 하는 게 당연한거고 왜 해야하는지 생각해 보지도 않은 채 보내고 있지는 않은가.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가 행복하길 바란다. 어쩌면 우리는 그 것을 위해 치열한 삶을 살아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한 막연함에서 잠시 벗어나보자. 내 아이는 지금 행복한가, 내 아이는 가슴 뛰는 적이 있는가, 내 아이는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입학과 신학기를 앞두고 있는 요즈음이다. 거꾸로 가보는 건 어떨까? 우선, 아이들은 자신의 단점과 부족한 부분은 아주 잘 알고 있으므로 장점을 발견 할 수 있도록 도와 줘야 한다. “나는 누구일까?”, “나는 세상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될까?”, “내가 잘 하는 건 뭐지?”, “앞으로 무엇을 해야하며 내 직업은 무엇이 될까?” 여기에서 출발한 자기 성찰을 시작해 본다. 그러면서 내적 성장이 일어나 잘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을 먼저 찾을때까지 함께 해보자. 여기서 필요한 것은 부모의 미소와 기다림 뿐이다.

어느 광고의 멘트에서 나오듯 '나는 학부모인가 , 부모인가 ?' 부모로서 멀리 보는 교육을 생각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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