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을 앞두고 10일 대전 동구 중앙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한 해 동안 무사태평하고 액을 없애준다는 호두, 땅콩, 밤 등의 부럼을 구입하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예년에 비해 적은 눈과 길지 않은 한파로 정월대보름 잡곡과 부럼거리가 풍작을 거두면서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10일 대전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월 대보름을 나흘 앞두고 잡곡과 견과류의 시세가 1년전보다 최대 절반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팥(80㎏, 상급) 도매가의 경우 지난해보다 46.7% 떨어진 45만원, 차조(70㎏, 상급)는 46.1% 내린 31만원 등 모두 절반 가까이 가격이 급락했다. 서리태와 찹쌀도 지난해보다 각각 38.4%, 3.5%씩 각각 가격이 떨어졌다.
소매가격 역시 크게 내렸다. 롯데마트의 서리태(500g)와 팥(500g)이 지난해보다 23.9%와 34.9%떨어진 1만500원과 9000원에 판매중인 가운데 차조(500g)와 수수(500g) 모두 15.7%, 16.7%씩 가격이 내렸다. 찹쌀(4㎏)도 지난해보다 7.6% 내린 1만8300원에 판매중이다.
대전지역 또 다른 전통시장의 찹쌀(1㎏)가격은 3400원, 팥(1㎏)은 1만원에 판매중이다. 수입 견과류인 호두(100g)의 경우 현재 대전 역전시장과 대형마트에서 지난달과 동일한 2000원에서 2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렇게 오곡밥 재료와 부럼, 나물류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4인기준 정월 대보름 상차림 가격은 지난해보다 9.9% 떨어진 11만8530원으로 예측되고 있다.
정월대보름 재료들과 함께 달래, 냉이 등 봄나물 가격도 크게 하락했다. 10일 현재 대전지역 노은과 오정동 농수산물시장에서 판매중인 봄동(10㎏)의 가격은 1년의 절반 수준인 6000~8000원인 것으로 집계됐으며, 냉이(4㎏)도 지난해보다 절반가까이 떨어진 1만~1만4000원에 거래중이다. 달래(4㎏)도 지난해보다 40% 가량 하락한 2만5000원선에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렇게 정월대보름 부럼거리와 잡곡, 봄나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것은 올 겨울에 예전에 비해 한파와 같은 큰 기온 변동이 없었던 데다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아 작황이 좋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설이나 한파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적어 예년에 비해 정월대보름의 나물과 부럼 거리의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며 “밸런타인데이와 겹쳐 수요가 크게 줄어 든 것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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