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KAIST 등록금 인상만 할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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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KAIST 등록금 인상만 할텐가

  • 승인 2014-02-04 18:41
  • 신문게재 2014-02-05 17면
정부가 추진 중인 ‘대학 등록금 인하 및 동결 정책’과 달리 KAIST(한국과학기술원)가 등록금 인상을 강행해 빈축을 사고 있다. KAIST는 2013학년도 2% 인상에 이어 올해도 신입생의 입학금과 납입금 등을 전년 대비 2% 인상하기로 했다. 기성회비 역시 전년 대비 인상해 징수하기로 했다. 대한민국 대표 대학의 ‘내멋대로식 등록금 인상’인 것이다.

반면 대전지역 대학들은 어떠한가. 배재대의 경우 2012학년도 이후 3년 연속 인하했으며 목원대 역시 2014학년도 등록금을 평균 0.72% 인하하기로 했다. 한 가지 아쉬움은 인하폭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교육부가 추진 중인 대학구조개혁에 따라가기 위한 제스처로 여겨짐을 감출 수 없다. 그러나 이들 일부 사립대들이 다소 부족하나마 앞다퉈 등록금 인하 방침을 발표한 것이 KAIST의 ‘내멋대로식 등록금 인상’보다는 학부모의 주머니 사정을 더 생각한 처사임이 분명하다.

등록금 인하와 관련해 서울시립대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시립대의 경우 박원순 시장의 공약에 맞춰 반값등록금을 실시해온 이후 학생들의 교육 여건이 향상됐다. 학생들이 등록금 마련을 위해 3~4건씩 해오던 중·고생 과외도 반값등록금 이후 1~2건으로 줄일 수 있었으며 이 시간을 자신의 학습이나 학교의 공적인 활동에 할애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예전에는 서울 인근에서 학교까지 대중교통에 의존해 통학하던 학생들이 반값등록금 이후 학교 인근에 거처를 정하고 정착하는 등 서울시립대생들의 교육여건이 갈수록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서울시립대는 지난해 ‘2012년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지원사업(ACE사업) 우수사례 대학’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처럼 서울시립대가 국공립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ACE사업 우수사례로 선정된 이면에는 반값 등록금 실현에 따른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등록금 부담이 가벼울수록 학부모의 학교에 대한 자긍심이 커짐은 물론 학생들의 학교생활 역시 더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것이다. 학교의 주인인 학생에게 더 안정적인 교육여건을 제공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부담 없는 등록금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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