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구]하얼빈 역사에 설치한 안중근 기념관이 뜻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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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구]하얼빈 역사에 설치한 안중근 기념관이 뜻하는 것

[기고]이인구 13·15대 국회의원, 계룡건설 명예회장

  • 승인 2014-02-04 14:03
  • 신문게재 2014-02-05 16면
  • 이인구 13·15대 국회의원이인구 13·15대 국회의원
▲ 이인구 13·15대 국회의원, 계룡건설 명예회장
▲ 이인구 13·15대 국회의원, 계룡건설 명예회장
갑오년 새해를 맞으며 세상을 놀라게 한 큰 낭보(報)가 터져나왔다. 중국 정부가 1월 19일에 하얼빈역사에 안중근 기념관을 설치하고 공개한 사건이다. 대한민국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중국 국빈 방문 시 비공식 회담에서 “하얼빈 역 구내 안중근 의사가 이토히로부미를 의격한 현장에 표지석을 세워줬으면 좋겠다”고 제의한 후 6개월 내에 전격적으로 성사된 선물이다.

중국정부는 한술 더 떠서 하얼빈역 제1플랫폼의 정확한 안중근 의사 저격시점에 표지석을 세우는 것은 물론 하얼빈 역사 귀빈실을 개조해 약 70평 규모로 안중근 의사 거사 사진, 흉상, 항일투쟁역사 및 안중근 의사의 처형까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념관을 설치하고 역안에 들어가지 않고도 그 방에서 표지석을 내다 볼 수 있도록 건물 창호를 투명유리로 개조해 주기도 했다.

중국정부는 이 기념관 설치 및 개관 사실을 일본정부에는 물론 북한당국에도 통보하지 않은 채 신속하게 개관했고 중국의 주요 메스컴은 대서특필로 이 사실을 널리 홍보했다. 중국정부의 통한봉일(通韓封日) 정책을 노골적으로 대내외에 보여준 사건이라 아니할 수 없다.

더욱 아이러니컬한 것은 약 20년 전에 한국애국단체와 중국 동북지방 조선족이 하얼빈 역 광장에 안중근 의사 동상을 세웠었는데 얼마 후에 '금석문화 설치절차 위반'이란 구실로 철거당한 바 있었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안중근 의사가 거사한 시점은 1909년 10월 26일 09시 30분이었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 입구 맞은편에 걸려있는 대형 벽시계는 9시 30분에 고정되어 있고 그 밑에 '1909년 10월 26일'이라 새겨놓은 배려도 의미심장하다. 이 시기는 대한제국이 외교, 국방, 개발권을 일본에 빼앗긴 '을사늑약' 4년 후이고 대한제국이 일본에 흡수합병 당한 국치 1년 전에 해당한다.

안중근 의사가 의격한 이토 히로부미란 인물은 20세기 초 일본 메이지유신과 서양문물을 도입해 아시아 침략을 도모한 일본의 1급 원흉이었다. 이토 히로부미는 근대 일본의 건국 헌법기초자(입헌군주국헌법)이고 초대국회의장이고 초대내각총리대신(수상)이고 을사늑약 후 초대 조선통감(朝鮮統監)이고 청일전쟁 선전포고자이고 러일전쟁 선전포고자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조선)은 물론 중국, 러시아에서도 안중근 의사의 의거는 크게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안중근 의사는 거사 당시 8연발 권총을 사용했는데 그 중 4발로 이토 히로부미를 의격하고, 나머지 총탄은 사용치 않고 권총을 땅에 버렸다고 한다.

그 이유를 묻는 심문자(조사관)에게 “만일 내가 이토히로부미 외에 한사람도 해쳤다면 나는 현장에서 일본관헌에 총 맞아 죽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왜 이런 거사를 했는가를 남기지 못하고 단순한 테러범으로 취급할 것 아니냐? 나는 동양평화를 위하여 평화 교란자를 제거한 것이고 또 그것은 일본국의 먼 장래를 위하여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또 “나는 대한제국의 의용군사령관이다. 따라서 군인신분이다. 군인이 적장을 쏘아 죽이는 것은 군인의 본분이다. 따라서 일본군부(관동군사령부)는 나를 포로로 취급하여 제네바 협정대로 대우하여야 한다. 나는 절대로 살인범이 아니다”라고 법정 진술했다.

그때 감옥에서 쓴 휘호가 “爲國獻身 軍人本分”(조국이 위험할 때 몸을 던지는 것은 군인의 본분이다)

이 휘호는 대한민국 전쟁기념관과 육군본부 참모총장실에 지금도 소중히 걸려있다.

안중근 기념관 개관 소식이 일본에 날아온 직후 일본 아베 총리의 후견인이자 대변인(관방장관인) 스가요시히데는 “안중근은 일개 살인범이고 테러범에 불과한 인물”이라고 쓴 소리를 해서 한국은 물론 중국, 러시아, 미국, 유럽에서 “악담이다”, “망언이다”, “취소하라”는 빈축을 사고 있다. 또 일본 내의 저명한 역사학자, 지식인, 언론계에서도 “망언이다” “안중근은 평화주의 철학을 가진 의사(義士)였다”, “이대로라면 일본은 머지않아 세계에서 따돌림 당하거나, 급기야는 일본이 재생치 못하고 영영 망한다”고 질타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양양하다. 세계가, 인류가 우리 편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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