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환 대한전문건설협회 세종충남도회장의 첫 이미지는 강하다. 당당한 체격에서 풍기는 그의 이미지는 업무스타일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김 회장은 아산의 대보산업대표로 건설업을 운영하며 신임 대한전문건설협회 세종충남도회장으로 지난해 말 취임했다. 회장에 당선되자마자 그의 활약은 눈에 띈다. 세종 충남전역, 16개 시군을 동분서주하며 업계의 현실을 대변하기 위해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건설업계의 어려움은 한두 해 문제가 아니다. 선진국으로 진입할수록 사양산업이라는 자조 섞인 우려도 나온다. 그래도 열심히 뛰다 보면 살길은 충분히 찾을 수 있다는 것이 김 회장의 긍정적 마인드다. 김택환 회장을 만나 그가 살아온 삶과 앞으로 대한전문건설협회 세종충남도회장으로 각오를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운동을 잘하던 책임감 강한 소년
서산에서는 소년 김택환을 모르던 또래들이 없었다. 큰 체구와 태권도와 복싱으로 다녀진 강인한 체격에 견줄 자가 없을 정도였다. 주위에서 그를 기억하는 이들은 운동을 잘하던 의리 있고 책임감 강하던 소년으로 기억했다.
어릴 적에는 군인을 꿈꿨다. 하지만 운동을 좋아했기 때문에 공부에는 조금 소홀했다. 그도 스스로 자신을 인정한다. 만약 어린시절로 돌아가 공부에 전념했으면 아마도 꿈꾸던 직업에서 종사하지 않았을까 되뇌었다.
공부에 소홀했다고 삶을 잘못 산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의리 있고 책임감이 강한 삶을 살아왔다. 이같은 그의 성격은 가족이 배경이 됐다. 4남 2녀에 차남으로 장남은 아니지만 가족에 대한 책임감이 누구보다 강했다. 그는 후회하지는 않는다. 공부를 열심히 하지는 않았지만 후회할 만한 삶을 살지는 않았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대신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일찍 사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젊은 시절 농업진흥공사에서 몇 년간 근무를 했고 사업을 배우고자 집안형님이 운영하는 사업체에서 1986년도 처음 사업을 시작했다.
#부지런한 아침형 인간, 뼛속까지 건설인
김 회장은 지금도 5시 30분이면 일어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신문과 뉴스를 보고 하루 할 일을 챙긴다. 건설업 특성상 아침에 일찍 일어나던 습관이 언제부턴지 몸에 익숙해졌다.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도 마찬가지다.
이런 성격이 현재의 그를 만들었다. 김 회장은 30대에 건설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첫 사업은 건설업계에서 대리점을 운영했다. 건축자재 대리점으로 시작해서 후에 건설공사까지 시작하게 됐다. 그래도 김 회장이 처음 건설업에 뛰어들었을 때는 건설경기가 좋았던 시절이다. 노태우 정부 시절에는 임대주택 200만호 건설 등 호황을 누리던 경기는 IMF시절부터 급격하게 좋아지지 않았다. 주위에서 사업하던 분들이 많이 문을 닫기도 했다. 김 회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IMF시절 손해를 많이 봤고 건설업을 그만둘 형편까지 몰리기도 했다. 지금의 대물결제, 부동산으로 결제를 받기도 했다. 그만큼 자금순환이 좋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그동안 사업을 하며 신뢰를 잃지 않은 대가인지, 하늘이 도왔는지, 주변에서 많은 도움을 받아 어려움을 이겨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고 했던가. 그 뒤로는 자리를 굳건히 잡아왔다. 현재까지도 사업체를 이어오고 있다.
#봉사활동의 성취감, 인생의 목표가 되다
김 회장은 보이는 외모와 달린 여린 심정을 가지고 있다. 장학재단 활동을 15년정도 유지하고 있다. 지역봉사단체회장 역할도 솔선수범하고 있다. 봉사활동으로 집 고치기 사업을 할 때 독거노인 집을 수리하는 데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아 집을 허물고 신축을 해준 사례도 있다. 노인이 그렇게 좋아하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봉사의 매력이라고 김 회장은 자신한다. 앞으로 협회 회장으로 임원들과 협의해 사랑의 집 고치기 사업에 예산을 더 반영하겠다는 각오다.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봉사활동을 할 때마다 느낌이 있다. 봉사활동을 한 후 성취감은 하자 없이 완벽하게 시공했다는 건설인의 자부심과 비슷한 점이 있다. 그렇게 보람을 느끼며 사는 삶을 살아가는 게 김 회장 인생의 목표다. 사업은 이윤을 추구하고자 한다. 하지만 결국 돈도 베풀고자 버는 것이다. 김 회장의 작은 인생철학이다.
#4년간 자신을 버리고 회원들을 위해 뛰어들다
김 회장은 건설업계에 이름을 남기고 싶은 게 작은 소망이다. 주위에서 너무 협회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자기사업은 언제 하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 회장은 자신있게 말한다. 내 사업을 조금 손해 보더라도 회원사를 위해서 앞으로 임기 4년간 열심히 발로 뛰어 이름 석 자를 남기겠다는 각오다. 일단 4년동안 미뤄놓기로 했다. 2500개사의 회원사에 근무하는 가족까지 더하면 엄청난 숫자의 사람들이 업계에 종사한다. 회원사와 가족들을 위해서 희생한다는 각오로 열심히 할 계획이다.
4년 후에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게 김 회장의 의지다. 김 회장에게는 항상 미안한 사람이 있다. 가족이다. 젊은 시절부터 선후배들을 중요시하고 친구들을 좋아하는 전형적인 남자의 삶을 살아가는 그에게 가정에서는 소홀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가족이 항상 고맙다고 전한다.
김 회장은 “삶을 살아가면서 가족이 항상 중심에 있다. 지금에 있기까지 가족이 버텨준 힘이 가장 크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가족들을 가장 아끼고 사랑한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이런 그에게 협회회장으로서 각오 등 몇 가지 질문을 던져봤다.
-무거운 자리에 앉았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세종충남도회장으로 취임소감은
▲회장으로 출마하게 된 계기도 건설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회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막상 취임한 후 협회의 일이 더 복잡하고 협조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관계부서가 많았다. 가장 먼저 발주기관을 찾아갔다. 충남도, 대전국토관리청, 행복도시건설청 등 각 시ㆍ군을 방문해 전문건설인들의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개선안을 해결하고자 법, 제도 등을 적극 실행해 달라고 적극 요청했다.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적정이윤보장을 위한 소액공사비 품셈현실화, 3억미만 복합공사의 전문발주, 지역의무하도급 60%, 수주물량 확대 등 환경이 조성되도록 노력하겠다.
-취미활동 및 좌우명은.
▲긍정적인 사고방식이다. 나중에 사업을 그만둔 후에도 노후에 베풀어가며 주위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긍정적 사고방식으로 최선의 삶을 다하는 삶을 다하고 싶다. 가족과 함께 봉사활동에 나서는 것도 작은 꿈이다. 취미는 운동이다. 어릴적에는 태권도, 복싱을 즐겼고 현재 등산을 즐긴다. 골프는 보기플레이하며 주량은 소주 2병 정도다.
-건설업계가 어렵다. 현실이 어느 정도며 이겨낼 방안은 무엇이라 보는지.
▲모두가 아는 것처럼 건설업계가 거의 아사 직전이다. 쌍용건설 등 대기업들도 불경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법정관리까지 이르렀다. 지역업체들도 중소규모 SOC발주공사 급감, 적정이윤은 고사하고 실행단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공사 등 힘든 환경이다. 건설현장의 실제 시공을 담당하는 하도급업체들은 강요된 저가하도급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중소규모 건설업체들은 벼랑 끝 상황까지 내몰릴 수 있는 위기다. 현재는 건설업계는 이윤창출이 아니라 현상유지만 해도 성공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건설업계 자체의 경영혁신, 기술개발 등 자구노력도 중요하다. 일정규모 이상 공사는 최저가 낙찰제 등 지역 중소업체는 참여 엄두조차 못 낸다. 대기업들이 가져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세종시 건설에 지역업체 참여도가 낮은 것도 같은 이유다. 지역업체의 공사참여를 늘리고, 많은 업체에 기회가 되도록 지역제한, 지역의무 공동도급이 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지역업체의 하도급비율도 높여야 한다. 지역에서 이뤄지는 대형공사는 지역업체엔 그림의 떡이다. 충남도 건설산업 활성화 지원조례도 지역건설업체의 하도급 참여 비율을 60% 이상으로 참여토록 권장하고 있다. 잘 지켜지지 않는다. 업계의 환경을 개선하고자 발로 뛰겠다.
-앞으로의 협회 운영 계획은.
▲협회는 항상 회원들 곁에서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고, 애로사항을 해결하고자 존재한다. 역대 회장님들이 협회운영을 해온 것처럼 회원들의 뜻을 받들어 회원의 권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협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지속적인 시ㆍ군 운영위원회 방문으로 지역 회원사들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듣고, 이를 적극 협회 운영에 반영하겠다. 소수 의견이라도 타당성이 있다면 사업을 추진하는데 주저하지 않겠다. 충남도, 시ㆍ군을 비롯한 발주부서에 전문건설업계의 애로사항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권익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 사랑의 집고치기, 경영관리 세미나 등을 실효성 있게 전개해 회원사들의 친목도모, 지역민 곁에서 움직이는 협회가 되도록 하겠다.
대담=백운석 경제부장(세종본부장)ㆍ정리=조성수ㆍ사진=이성희 기자
●김택환 회장은
대한전문건설협회 세종충남도회 10대 회장(현),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 부회장(현), 충남테니스협회장, 국제로타리 3620 온아로타리 회장, 재단법인 서산장학재단 아산시 지부장, 국토해양부 장관 표창, 문화체육장관 표창, 천안세무서 표창, 대보산업 대표이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