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마트 의무휴업일인 어제(26일)는 사람이 많아서 모처럼 장사 할 맛이 나더라니까.”
설 명절을 코앞에 둔 27일 찾은 대전중앙시장. 수십년째 채소 장사를 하고 있는 김 모씨는 설 명절을 앞두고 북적이는 사람들로 모처럼만에 장사할 맛이 난다고 밝혔다.
상인들은 월요일에는 원래도 손님이 없는 편이라며, 대형마트들의 의무휴업일인 지난 26일에는 예년에 비해 두세배의 손님들이 시장을 찾았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침체 등으로 예년에 비해 '설대목'이 실종됐다고는 하지만 평일인 27일에도 차례상 준비를 하기 위한 주부들이 시장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날 차례상에 올릴 전통시장에 장을 보러 주부 심미영(57)씨는 ”전통시장이 싸서 15년 동안 설 차례용품을 이곳에서 사고 있다”며 “대형마트에서는 카드 혜택도 주고 1+1혜택도 종종 있지만, 시장에만 있는 덤문화가 없다”며 전통 시장을 찾은 이유를 전했다.
손녀들 줄 한복을 사러 한복 가게에 왔다는 박순희(67)씨는 “대형 마트에 비해 가격도 저렴해 차례 용품도 어지간하면 시장에서 구입한다”고 말했다.
같은날 백화점의 식품 매장 코너에도 차례 용품을 구입하러 나온 주부들로 북적였다.
주부 김진아(43)시는 “날씨도 춥고 전통시장에서 이뤄지는 에누리에도 익숙치 않아 백화점을 찾았다”면서 “야채나 과일, 생선, 육류 등을 다양하게 구입해도 한 곳에서 계산할수 있는 잇점도 있고, 또 차례상에 올릴 음식이어서 좋은 음식을 구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인들에게 보낼 선물을 고르기 위해 짬을 내 백화점을 찾았다는 직장인 이선이(38)씨는 “아무래도 물가가 올라 선물 가격대를 낮추거나 보낼 사람 수를 줄여야 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대적인 가격 할인으로 손님 몰이에 나선 대형마트들도 설 대목을 맞아 손님들로 북적었다.
대형마트에서 설 차례상에 올릴 물건들 구입에 나선 주부 김숙현(42)씨는 “물가는 오르는데 월급은 그대로여서 아무래도 최소한의 물건만 구입해야 할 것 같다”며 “대형 마트 세곳의 미끼 상품을 비교해 가장 저렴한 물건을 사는 곳에서 분산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주부교실이 지난 20일, 21일 양일간 대전지역 백화점과 대형할인매장, SSM, 전통시장 등 3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성수품 가격 비교 조사'에 따르면 백화점의 설 차례상 비용(4인 가족 기준)은 32만9437원, 대형마트 25만1837원,전통시장 20만6557원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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