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영화 '변호인'에 대한 감상(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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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영화 '변호인'에 대한 감상(4)

[법률이야기]김형태 변호사

  • 승인 2014-01-27 14:05
  • 신문게재 2014-01-28 16면
  • 김형태 변호사김형태 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이 영화는 절대적 권력 앞에 선 무기력한 인간들과 이들의 인권을 위해 노력하지만 좌절하고 마는 의로운 한 인간의 모습을 담고 있다.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론한 사건인 '부림사건'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부분이 과장되고 사실과 다르다고 한다. 아마 사실 그대로 표현했다면 재미없는 무미건조한 영화였을 것이다. 속물 변호사의 인권변호사로서의 변신, 실감나는 고문장면, 변호사의 판사에 대한 협박 등 이러한 장면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결코 재미있는 영화라고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이제는 이러한 사건이 예전에는 있었지만 오늘날 없는, 말하자면 박물관의 유물이 된 사건으로 볼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법조인으로서 같은 내용은 아니라하더라도 인간적인 권리에 관한 한 우리 시대에도 풀리지 않은 숙제가 남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법이란 이름으로 행하는 권력의 횡포, 이것은 아마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항상 문제되어 왔던 것이며 '정의를 위한 길'은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가 되어 왔다는 것이다. 수사기관의 횡포, 표적수사, 과잉수사, 수사기관의 무책임성, 수사기관이 사회 제세력과의 야합 등 우리시대에도 수사기관의 권력 남용에 대해 아직도 일반시민이 무기력하다는 사실 또한 현실인 것이다. 이러한 문제가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이러한 사회적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바로 그 이면에 여러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 '변호인'의 배경이 된 사회는 이제 변했다. 그래서 그 영화에서와 같은 사건은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은 높아졌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라는 삶의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문제로 남아있는 것이다.

우리는 인권을 정치적 권력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한다고 배워왔고 현재도 마찬가지로 여기고 있다. 특히 북한의 인권문제를 다룰 때에는 아직도 거대한 정치권력의 횡포 앞에서 어쩌지 못하는 북한 주민들을 보면서 세상에는 인권의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남아 있음을 알고 있다. 사실 우리사회는 정치적 권력으로부터의 인권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다.

우리사회에는 국가권력 외에 수많은 권력과 권위가 존재하며 인간은 이러한 사회적 권력과 권위에 복종하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권력과 권위로부터 우리는 자유로울 수 있는 권리가 있을까? 원래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기본적 인권이란 인간다운 삶, 자신의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고, 때로 실패로 좌절되었을 때에 새로운 기회가 주어지며, 열심히 노력하면 사람답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있는 것-이것이 인간답게 사는 인간으로서의 권리인 것이다. 그러나 인간답게 사는 권리에 관한 한 우리는 아직도 거대한 권력 앞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있다. 바로 경제적 권력이다. 이제까지 정치적 권력으로부터 자유를 위해 우리는 노력했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제는 경제적 권력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에 온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진정한 인권이란 정치적인 세력뿐 아니라 경제적 세력으로부터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30년 뒤의 '변호인'이라는 영화는 어떻게 변하게 될까?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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