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수]창의융합 실험의 절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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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창의융합 실험의 절반 성공

[목요세평]김희수 건양대 총장

  • 승인 2014-01-15 14:21
  • 신문게재 2014-01-16 16면
  • 김희수 건양대 총장김희수 건양대 총장
▲ 김희수 건양대 총장
▲ 김희수 건양대 총장
우리 대학이 21세기 스마트시대가 요구하는 자기주도적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융복합형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새로운 교육시스템을 도입, 실시한 지 한 해를 맞는다. 기존의 강의식 수업을 완전히 탈피해 학생들 스스로 생각하고 찾아서 습득하는 창의적 학습활동이라는 차별화된 교육방식을 기치로 내걸고 지난해 개설한 창의융합대학은 21세기가 요구하는 새로운 인재상을 키워내는데 앞장서보자는 실험정신에서 출발한 것이다.

아직 시행해본 바가 없는 새로운 교육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주위의 반대도 컸다. 대학 위기의 시대에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데 대한 두려움이 앞섰던 까닭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교육이라면 선생님이 앞에서 지식을 강의하면 학생들은 앉아서 열심히 듣고 외우는 것으로 생각해왔다. 그래서 시험도 누가 잘 외우나를 평가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은 적어도 융합과 창조로 특징지어지는 21세기에는 맞지 않는다는데 모두가 공감하는 바였다. 즉, 21세기 대학은 더 이상 실제 현장에서는 쓸모없는 '죽은 지식'을 전파하는 곳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출발점이었다. 바꿔 말하면 기업들이 원하는, 실제 사회에서 써먹을 수 있는 '산 지식'을 전파하자는데 궁극적인 목표를 둔 것이다.

학생들 스스로 생각하고 찾아서 문제를 해결해가는 창의적 학습활동 중심의 차별화된 교육방식을 시도했다. 학생 5명씩 한 조를 이루어 협업하면서 스스로 문제 해결 방법을 찾는 토론과 발표 위주 수업을 해나갔다. 교수는 2~4명이 강의실에 함께 들어가 학생들이 바르게 문제해결을 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 교수의 역할이 과거 교수자에서 문제해결을 도와주는 조력자로 바뀐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을 뽑기 전에 교수진부터 개편을 서둘렀다. 현재 우리나라의 미래 먹을거리를 선도해가고 있는 유수기업에서 임원급 몇 분을 교수로 초빙했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맞춤식으로 키워내기 위해서였다. 학내 교수 중에서는 엄정한 심사절차를 거쳐 새로운 교육방법에 적합한 교수들을 선발했고, 미흡하다 판단되면 서슴지 않고 외부에서 초빙해왔다.

학습효과를 높이기 위해 1개월을 한 학기로 하여 1년 10학기제로 기존의 학사제도 틀과는 전연 다르게 운영하며 매 학기 2개의 집중교육 모듈(교과목)을 교육했다. 매 모듈이 시작되기 전 교수들은 전체교수 앞에서 리허설을 통해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수업을 준비했다. 그래서 창의융합대학의 교수들은 수업시간 이외에 매주 수십 시간의 리허설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대학 본부에서는 이 같은 창의융합교육에 매진하고자 논산 '반야캠퍼스'라는 명칭을 '창의융합캠퍼스'로 바꾸면서까지 온 역량을 기울였다. 솔직히 처음 하는 일이라 우려의 마음도 컸다.

그러나 지난 12월 말에 열린 1년간의 창의융합교육을 총결산하는 성과발표회를 보면서 우려는 작은 희망으로 바뀌고 있다. '어울려라 즐겨라 물들여라'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개최된 이 발표회에서는 창의융합교육 성과발표가 먼저 있었고 뒤이어 창의적 디자인, 프로그래밍 언어, 영어 스피치, 중국일본사회연구, 약품제조 유기반응 및 실험, 창의적 마케팅 설계 등 학생들의 창작물 발표회가 이어졌다.

성과발표시에는 학생들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도 발표해 창의융합의 글로벌화 지향도 느낄 수 있었다. 대부분의 발표가 상상을 뛰어넘는 시각을 보여줘 창의융합의 참의미를 알 수 있게 했다. 강당 입구 로비에는 다양한 성과물들의 도해를 벽에 붙여 놓아 이해를 도왔다. 전체적으로 성과물의 발표도 의미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이 어떠한 문제에 임하는 자세가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같이 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운다면 그 주제가 무엇이 되든 풀지 못할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시작은 괜찮았지만, 대학교육의 성과는 4년 후 졸업시에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아직 어떤 평가는 이를 것이다. 그러나 '시작이 반'이라는 우리의 속담을 생각해보면 '절반의 성공'은 이룬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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