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구 '트멍 적패지' |
정치, 사회적 이슈를 창작활동에 적극 도입하고 있는 각 지역의 젊은 작가들 6명이 대전에서 뭉쳤다.
대전시립미술관(관장 이종협)은 상호지역성을 기반으로 하는 연례 기획전인 인터로컬 2013 '일상의 정치'를 2월 23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에서 열고 있다. 이 전시는 지난해 11월 29일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제주에서 정치, 사회적 이슈를 창작활동에 적극 도입해 궁극적으로 치열한 삶의 단면을 내러티브화하는 김흥구, 서평주, 윤동희, 임태훈, 전준모, 조경란 등 6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이들 작품은 일상 속에 내재해 있는 매우 작은 정치적 맥락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사회의 현실적 구조 안에서 작가들의 예술적 실천이 빚어낸 다양한 의미를 찾게 한다. 대전에서 활동중인 조경란 작가는 일간지를 접어 늘어놓거나 중첩시키는 등 새로운 조합으로 다른 조형적 텍스트로 탄생시켰다.
조 작가는 “일간지를 근대적 권력의 상징물로 인식하고, 신문을 조작하는 것은 곧 권력이 생성한 체계와 시스템을 뒤틀어 버리는 것”이라며 “작은 구멍을 통해 드러나는 일들이 결국에는 더 큰 일들로 이어진다는 것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임대훈 'DMZ관광 #21' |
윤 작가는 권력의 지배구조가 행사하는 폭력과 그 폭력을 유지하는 '변질된 믿음'에 관해 오브제,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이야기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해녀'를 사진으로 10년 동안 담아내고 있는 김홍구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제주도 역사가 할퀸 상처의 아픔을 '트멍'(구멍, 틈의 제주도 방언)으로 표현했다. 또 서평주 작가는 미디어적 '팩트'를 유머러스하고 재치 넘치게 조작해 자신이 생각하는 현실적 '팩트'로 재생산했고, 임태훈 작가는 한반도 분단에 관한 시선을, 전준모 작가는 죽음을 지켜보는 시간을 통해 폭력에 대해 다루고 있다.
김준기 대전시립미술관 학예실장은 “각기 다른 지역의 재능 있는 작가들이 모여 교류하는 인터로컬 전시가 올해로 3번째를 맞고 있다”며 “하나의 주제로 함께 고민하며 표현하는 동안 한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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