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의 가슴엔 청춘의 꿈이 살아 숨 쉬며 계속 진행형이다. 젊은 시절 의류사업과 건설업 등 생업에 전념했던 그는 6년 전 호서대학교 사회복지과를 졸업하고 2급 사회복지사 자격도 취득했다. 자신의 남은 인생을 여력이 닿는 한 남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일생의 목표를 위해 학문적 기초부터 다지겠다는 생각에서다.
그의 생각은 의용소방대에서 28년간 봉사하면서 용틀임 했고 지금도 그 길을 걷고 있다. 연매출 50억원의 동호산업 대표이사이기도 한 이 회장은 바쁜 와중에도 일주일에 절반은 의용소방대 일에 스케줄을 채울 정도로 애착이 남다른 이유도 거기에 있다. 남을 위해 봉사하며 반평생을 바친 이 회장을 만나 그의 각오와 앞으로 계획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1990년 천안시내를 관통하는 원성천에 송유관 기름유출로 대형화재가 발생해 주민 1000여명이 대피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그때 의용소방대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그렇게 빨리 정리되지 못했을 겁니다.”
1986년 천안소방서 의용소방대에 입대한 이호명 신임회장은 의용소방대의 역할과 소임에 대해 과거 '원성천 송유관 기름 유출 사건'을 통해 분명히 전했다. 당시 누출된 휘발유에 전기 스파크가 일어 화재가 발생, 순식간에 2㎞에 달하는 하천이 불바다가 되자 의용소방대원으로 갓 들어온 이 회장은 동료 대원들과 함께 혼신을 다해 진화작업에 나섰다. 진화 후 어지럽게 널린 각종 쓰레기와 잿더미로 전쟁터를 방불케 한 원성천에서 이 회장은 24시간 매달리며 이를 정리하고 수습했다. 이 회장의 입대 동기도 이 같은 의용소방대만의 사명감과 봉사정신, 애향심에서 비롯됐다. 입대 전부터 의용소방대에 대한 관심도 컸다.
▲이호명 연합회장 등 81명은 지난해 4월 캄보디아의 난민촌을 방문, 헌옷 2000여벌을 전달하고 단독경보형 감지기 등을 설치해줬다. |
한해 50여 차례의 각종 화재 출동의 선봉에 나선 이 회장은 의용소방대원의 존재감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 회장은 “충남지역 내 2000여명의 소방관들이 근무하고 있지만 두 배 이상 인원을 늘려도 우리가 할 일들을 대신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만큼 의용소방대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화기 전도사'라 불리는 이 회장은 동료 대원들과 함께 화재예방에 대한 경각심을 시민들에게 심어주고 있다. 이 회장은 매년 11월 1일 주민센터와 연계해 '소화기 점검 및 충약행사'를 벌여왔다. 이 회장과 동료 대원들은 이날 무료로 소화기 1000개를 충약해 주고 독거노인이나 소외계층에 200개의 소화기를 기증,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앞장섰다. 벌써 13년째 행사를 치르고 있다. 또 시민을 대상으로 한 심폐소생술 체험과 각종 안전홍보 캠페인, 훈련 등을 통해 천안시민의 안전을 책임져 왔다. 그는 이제 충남의용소방연합회장으로서 천안을 넘어 충남도 1만600명의 수장으로서 미래지향적인 조직의 비전과 발전전략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역할수행을 다지고 있다. 지역 사회가 발전할수록 화력발전소 사고나 불산누출사고, 초고층건물의 화재 등 상상치 못한 형태의 재난이 끊임없이 발생해 그의 어깨도 그만큼 무거워졌다.
이 회장은 “의용소방대의 '내 고장은 내가 지킨다'는 창설 초기 정신을 뛰어넘어 충남도를 우리가 지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의용소방대의 선진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충남의용소방연합대를 중심으로 각 지역의용소방대를 소통과 융합으로 이끌 계획이다.
이 회장은 “대원 상호간, 지역간의 충분한 소통과 화합하는 소방대를 구현하는 게 최우선 목표다”라며 “태안이나 서산, 보령 등 해안지역과 천안과 아산 등 내륙지역과의 자매결연을 통해 서로 협조할 수 있도록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각 지역의 대형화재 등을 대비해 서로 협조할 수 있도록 체계를 꾸려 융화된 모습을 보이자는 게 이 회장의 구상이다. 이 회장은 또 각 지역의 전담의용대를 확대 실시하고 이들을 위한 전문화 교육에 주력할 방침이다. 충남지역 104개의 전담의용소방대가 지난해 842건의 화재 진압에 나서 683억9000만원의 피해를 경감시키는 등 소방에 대한 비중이 크다.
이 회장은 “충남지역 전담의용소방대 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을 뿐만 아니라 우수한 기관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전담의용대원의 헌신적 노력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전담의용소방대는 1t 소형소방차와 장비 등 독자적인 화재진압체계를 갖추고 의소대대원이 소방차를 직접 운행해 화재 현장으로 출동, 초동 진화와 연소 확대방지 등 소방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농어촌 도서지역의 소방관서나 119안전센터가 없는 소방 사각지대의 해소 역할을 전담하고 있다.
이 회장은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초기 진압을 위해 전담의용소방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대원의 자질 향상을 위해 의용소방대별로 20여명을 선정, 교육기관을 통해 전문화 교육을 밟게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을 받은 대원들은 각 소방대원에게 소방기술 등을 보급해 줌으로써 자질향상을 가져올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대원의 전문성 강화와 더불어 화재진압 시 개인보호장비나 출동지령시스템과 무선통신망 확보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의용봉공정신을 바탕으로 충실한 기본업무와 원칙을 강조했다. 의용소방대가 관 소방의 유일한 협조단체인 만큼 위상을 높이고 규정을 통해 원칙을 준수, 각종 활동에 따른 대원들의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의도다. 예산수반문제로 타지역에 설치되지 않은 여성의용소방대도 적극 해결하고 119 생활민원봉사대확대와 응급처치 교육도 주도해 나가기로 했다.
여성의소대는 예방적 활동으로 화재 취약시기 방화 순찰과, 재난 예찰, 화재예방홍보 등을 맡고 있으며 화재 진압 시 현장에서도 대원과 소방관에게 생수나 간식 지급 등으로 갈증과 허기를 채워주고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안면도 해병대 캠프 수난사고 시 태안의용소방연합회 여성대는 소방본부 급식 차량을 이용해 119와 유관기관, 구조대원의 식사 배식 등을 책임졌다. 또 여성의소대는 화재현장 정리와 이재민에 생필품을 지원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충남 일부 지역은 예산문제로 설치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119생활민원봉사대도 확대 운영키로 했다. 119생활민원봉사대는 긴급을 요하지 않는 상황에 대해 정규 119구조대 대신 출동, 처리해 주는 제도로, 긴급을 요하는 지역의 119출동지연을 미연에 방지해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의용소방대설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의용소방대원의 법적 지위보장은 물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의용소방대 활동에 대한 행정적, 재정적 지원근거가 마련돼 이 회장의 계획에 추진력이 붙게 됐다. 그는 법적 지원 근거를 통해 의용소방대가 한층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이 회장은 “과감히 조직과 업무를 혁신해 의용소방대를 선진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의용소방조직 구성원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나간다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담=오재연 천안본부장ㆍ정리=김한준 기자
●이호명 회장은
▲1954년 3월11일 천안 목천 출생 ▲1986년 12월31일 천안소방서 의용소방대 입대 ▲2005년 3월1일 구성지역대장 ▲2006년 3월1일 오룡지역대장 ▲2009년 1월14일 천안소방서 의용소방대 부대장 ▲2011년 12월 14일 천안동남소방서 남성의용소방대장(현) ▲2012년 1월2일 천안동남소방서 의용소방대 연합회장(현) ▲2013년 12월6일 충남도 의용소방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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