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림 대전·충남재향군인회장 |
장성택이 실각 후 특별군사재판을 받고 사형에 처해졌다. 미 백악관과 국무부가 북한의 '극단적인 잔인함(extreme brutality)'을 강력하게 비난했듯, 세계는 김정은 정권의 포악성에 경악했다.
앞으로 김정은 독주체제 구축과 동시에, 권력투쟁과 폭력이 일상화되면서 북한내부의 불안정이 증폭돼 체제붕괴로 급진전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연쇄 숙청을 피하기 위한 장성택 측근들의 망명 도미노 현상도 예상된다. 여기에 '유일영도' 주체 이데올로기의 시대적 착오성 인식, 그리고 경제시스템의 구조적 모순은 북한체제의 급격한 와해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새 권력층은 내부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대남 국지도발과 4차 핵실험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북한은 전투력의 60~70%를 전진배치하고 있어 특이한 징후 없이 도발이 가능하다. 최근 북한은 공격형 헬기 60여대를 북방한계선(NLL) 인근으로 이동시키고 전방에 다연장포 200문을 집중 배치했다. 그리고 그동안 4차 핵실험을 미룬 것은 중국의 반발 때문이다. 중국 입장을 대변해 온 장성택이 사라진 후 핵실험을 강행하며 강경 대외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동시에 내부위기를 추스르기 위해 이례적으로 대남·대미 평화공세를 취할 수도 있다. 전작권 전환 재연기와 2014년에 합의 마쳐야 한다. 2013년 10월 45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양국은 원칙적으로 '안보상황 변화를 고려해 전작권 전환을 재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전작권 전환 곧 한미연합사 해체의 재연기는 한미연합방위 지휘체제의 일원화와 미 지상군의 지속적인 한반도 주둔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한미연합사를 존속시킴으로써 한·미 동맹은 실질적으로 유지된다. 북한이 급변사태 쪽으로 기울 경우에 대비한 비상계획(작계5029 등)은 한미연합사가 유지될 경우에 비로소 시행이 가능하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은 작전차원에서 일부 주한미군을 한강 이북에 잔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미 2사단을 한미연합사단으로 재편하면 한·미 동맹의 능력이 보강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한반도전략이 팽창주의에 입각해 전개되고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미·중 간 동아시아 패권 갈등이 급격히 고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 유사시 중국의 개입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우리로선 한·미 동맹 강화와 한·미·일 안보협력 복원(元)으로 대처해 나가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이 어려워지면 한·미 동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남태평양 격전지 방문 계획이 또다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을 경악게 하고 있다. 대일전략 수립 문제가 올해의 주요 외교정책 과제가 될 전망이다. 북한 격변과 함께 국내정세도 중대한 전환점을 향해 가고 있다. 종북 척결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이념적 정체성과 한반도 유일 합법 정통성을 위한 시대적 과제임에도, 그 진행과정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과 통진당 해산 청구 사건이 어떻게 결말날지가 국민들의 지대한 관심사다. 정치권에선 종북을 두둔하는 세력이 통진당 해산청구에 대해 “反민주적 폭거”라는 주장까지 펴고 있다. 천주교 내 임의단체인 '정의구현사제단' 신부의 反국가안보 발언이 온 나라에 충격파를 던졌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단호한 法집행이 우리에게 절실하다. 2014년이 국가안보 확립에 획기적인 전기(轉機)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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