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건설업체 불황의 늪…올 줄도산 우려

지난해 아산·천안 67곳 영업정지·등록 말소…지자체 조기발주 '그림의 떡'

건설 경기침체로 전문건설업체들이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아산·천안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832전문건설업체 중 67개사(8%)가 자본금이 잠식돼 영업정지 또는 등록이 말소됐다.

대부분이 법적 자본금 2억~3억원을 보유하지 못해 4개월의 영업정지 행정처분을 받았다. 지역별로 보면 천안이 전체 642개 중 45개(7%), 아산시가 190개 중 24개(12,6%)이다. 아산시의 영업정지 비율이 다소 높은 것은 각종 도시개발사업 취소와 각종 대형공사에서 지역업체가 배제됐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4개월 안에 자본금을 마련해야 다시 영업을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업체는 금융권에서 대출이 거절돼 사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사 대표는 “1억원 당 사채 이자는 한 달에 400만~500만원으로, 2억원의 자본금을 2개월간 빌릴 경우 1600만원 가량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고리사채의 이자에 겨울철 일거리가 없어 당장 건설수주가 어려운 것을 감안하면 올해 전문건설업체의 줄도산이 우려된다. 특히 이들 업체는 조만간 시·군에서 조기 발주하는 각종 사업도 수주할 수 없어 경영난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단지 사채업자만 배불려 준 셈이다.

한편 국토부가 페이퍼컴퍼니 등 부적격 업체 퇴출을 위해 지난해 5월 2일부터 11월 말까지 전체 2만 5274개사의 전문건설업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여 6161개사(24.4%)를 부적격 업체로 지목했다. 충남도내의 경우 지난해 10월 말 전문건설업체 전체 3355개사 중 심사대상 1889개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해 511개사를 부적격업체로 지명했다.

아산=김기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