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정책위원장 |
그동안 지방정부의 예산편성은 자치단체장이나 소수관료, 지방의원들이나 하는 행위로 치부했던게 사실이다. 시민1인당 266만원, 4인가족 기준으로 1064만원의 곗돈을 대전시장과 공무원들, 그리고 지방의원들에게 맡겨두었다면 지금처럼 무관심하고 참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대전시민들이 예산편성 및 집행과정에 더욱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문제가 생길때마다 시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허투루 쓴다고 야유나 보내고 할 일이 아니라, 시민들도 좀더 책임감을 가지고 지방정부의 예산편성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하는 것이다.
이미 주민참여예산제라는 훌륭한 제도도 도입돼 운영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제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민주화와 투명성 증대, 그리고 주민참여의 확대를 위해 예산편성과정에 주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도다. 이런 재정민주주의 구현과 주민들의 직접참여를 목표로 시작된 주민참여예산제는 광주 북구(2003년), 울산 동구(2004년)를 시작으로 대전 대덕구(2005년)와 대전시(2007년)를 비롯 지금은 거의 모든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민참여예산제를 도입 운영하고 있다.
자치단체장의 의지로 도입된 초기 주민참여예산제는 숙의민주주의와 거버넌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주민참여와 제한된 적용으로 인해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는 '주민참고제'라는 혹평속에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크다. 특히 지난 2011년 9월부터 예산편성에 주민참여제도가 강제규정으로 관련 법규가 바뀌면서 부랴부랴 조례를 만들고 거의모든 지방자치단체에 적용하고 있지만, 관련 조례가 허술하게 만들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참여도 형식적으로 이루어지면서 주민참여예산제를 단지 의사수렴 창구 정도로 인식되면서 주민참여예산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의 각종 감세정책의 도입, 그리고 박근혜 정부에서의 각종 보편적 복지에 대한 지방재정 부담 정책에 따라 지방재정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민참여예산제는 지방재정의 건전재정과 효율적 집행이라는 근본취지에 부합하는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자치단체장과 관련 공무원들의 외면과 주민들의 무관심속에서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사이 최근 서울시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주민참여예산제는 자치단체장의 적극적인 의지하에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견인하는 도구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인천시의 경우 '인천시 주민참여 예산제 운영 조례시행규칙'에 의거 구성된 주민참여예산 보건복지분과위원회 및 인천참여예산네트워크, 인천사회복지협의회와 공동 주관으로 사회복지 분야에 대한 주민참여예산제 운용을 통해 수요자 중심의 재정편성 및 집행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우리지역의 실정은 어떠한가? 대전지역에서는 지난 2005년 대덕구를 필두로 2007년 대전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광역단위에서 주민참여예산제를 도입했으나, 처음 도입했을때와 별 다른 차별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타지역에 비해 조기 도입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자치단체장과 해당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의지가 절대적으로 제고되어야 할 것이며 관련제도 정비 뿐만아니라 지역주민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자치단체의 예산편성 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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