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삶]안면인식장애, 나를 거울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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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과 삶]안면인식장애, 나를 거울삼아

  • 승인 2014-01-06 14:10
  • 신문게재 2014-01-07 9면
  • 김종천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위원장김종천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위원장
▲김종천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위원장
▲김종천 대전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위원장
몇년전 한겨울 병원에 입원하신 어머님을 간호하던 때의 일이다. 어머니가 며칠동안 음식을 거의 못드셔서 마음을 졸이던중 갑자기 둔산동 어떤 식당의 전복죽이 드시고 싶다고 말씀하셨다. 죽을 사서 식기전에 드셨으면 하는 급한 마음으로 병원에 들어섰는데, 마침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려 하기에 뛰어가서 버튼을 누르고 잡아탔다.

병실층에 내려 어머니 입에 죽을 몇 번 넣어 드리니 맛있게 드셔서 한시름 놓았다. 몇분후에 장인어른이 병문안을 오셨는데 어째 분위기가 냉랭해 장인어른도 어디가 안좋으신가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나중에 전해들으니 그날 엘리베이터를 같이 탄 내가 장인 어른을 보고도 인사는 커녕 남처럼 모른척 서있더니 휑하니 먼저 내렸단다. 급히 오시는 바람에 제대로 갖춘 차림이 아니라 남들앞에서 아는척 하기 창피해 모른척하는구나 생각하시고 아주 많이 서운해 하셨단다.

안면인식장애가 심한 나의 병에 대해 애들 엄마가 말씀드렸더니 장인 어른은 그게 무슨 병이냐며 눈썰미가 없는거고 설사 그럴지라도 어떻게 가족도 몰라보냐며 남편 편들지 말라며 역정을 내셨단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장인 어른을 찾아 뵙고 그동안 걱정하실까봐 말씀드리지 않았던 사실을 말씀드렸다. 어려서부터 사람을 몰라보고 실수하는 경우가 많아 다른 분들도 오해를 해 애로사항이 많았지만 최근에 의사의 진료로 '안면인식장애'라는 판정을 받았다고 사실을 말씀드렸다.

장인어른은 그동안의 오해를 푸시고 그 병을 고치지 않으면 사회생활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며 기억력이 나쁜 병이라 생각하고 한의원에서 '머리 좋아지는 약'을 지어오셨다.

나의 경우를 거울삼아 보이는 곳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모든 분야의 복지와 환경 등 시민의 다양한 욕구를 수용하도록 노력하며 관심을 가지고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복지정책을 펼치도록 투명하고 합리적인 의정활동을 수행할 것이다.

미국 MIT 낸시 칸위셔 교수팀은 사람들이 타인 얼굴을 인식할 때 뇌 측두엽에 위치한 방추상회의 영역이 활성화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는데 이 영역이 손상되면 사람의 얼굴을 잘 읽지 못하게 된다.

심할 경우 지능이나 주의력에는 아무 이상 없이 친숙한 사람의 얼굴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안면실인증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안면 인식 장애는 여성보다는 남성이 더 많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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