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기 대전시나눔봉사단총단장 |
점점 바빠지고 살아가기도 각박한 세상에서 우리는 참으로 복을 필요로 한다. 남편복, 아내복, 자식복, 건강복, 친구복, 물질복 등 인간의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분명히 복을 받아야 한다. 이 복이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인데 무작정 복을 받으라고 하는가? 문제는 우리가 새해의 복을 받을 수 있는 올바른 그릇을 갖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모두가 복 받기를 소망하며 타인에게도 복 받으라는 덕담은 쉽게 건네지만 지금 우리 현실은 복 받을 그릇이 준비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고 걱정스럽다. 복이란 모름지기 일구어 놓은 것이 있어야 주고받고 하거늘 복을 일군 것도 없이 주고받으려 한다면 이는 돈 없이 물건을 사고팔려는 것과 같다. 복 받기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자신의 욕심만 고집할게 아니라 먼저 남을 잘 되게 하고 남을 살려야 결국 내가 잘 살게 되는 상생의 시대가 온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1년이 되도록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으로 불거진 국정원개혁안 처리에 여야가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이해관계 득실만 챙기느라 국민을 위하기보다는 자기들 잇속을 위해 힘겨루기만 하느라 민생을 챙기지 못해 국민의 마음을 우울하게 했다. 유례 없던 최장기 철도파업에 한 치 양보도 없는 노·사·정간 버티기로 지난 연말을 힘들게 하였다. 정치도, 노·사·정도 상생을 하기보다 너 죽고 나 살자는 사생결단으로 끝까지 버티고 화해하지 못하면 결코 복은 오지 않는다.
새해에는 국회도 스스로의 오만과 잘못을 인정하고 상생의 정치로 국민의 얼어붙은 가슴을 녹여 주기를 간곡히 바란다. 우리 정치가 소모적 정쟁과 대립의 문화를 극복하지 않고는 민생 경제를 올바로 다루어 나갈 수가 없다.
정치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조화시켜 사람들을 자유롭고 행복하게 하는 기술로 되어야 한다. 그리고 진정한 화해는 잘못을 시인하고 바로잡는 데서 비롯된다. 복 받는 나라가 되려면 이념적으로 양분되지 않도록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는데 모든 힘을 쏟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보수와 진보의 대립을 넘어서지 않으면, 우리사회는 결국 무엇도 할 수 없는 퇴행적인 국가가 될 수밖에 없다. 노·사·정도 마찬가지다 자기주장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역지사지 하는 마음으로 내 쪽에서 먼저 양보하고 한발 물러서야 한다. 그만큼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지만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갈등과 대립은 어느 시대 어느 곳이나 있다. 이것을 슬기롭게 극복해낸 사람은 융성하고 그러지 못한 사람은 쇠락했다. 복 받은 사람들이 찾아낸 해법은 공통적이다. 협조하면서 전체 이익을 극대화하는 창조적 공존으로 전환한 것이다. 한 해의 출발을 어떻게 시작하느냐에 따라 그 해의 결과도 다르게 나타난다.
이제 새로운 출발을 위해 집권 2년차에 접어든 박근혜 정부는 '신뢰'부터 회복해야 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묵은 앙금은 다 버리자. 분노, 갈등, 미움, 다 털어버리고 생각의 폭을 넓히고 다양성을 인정하고 공감과 이해로 여와 야가 노·사·정이 복 받을 만큼 서로를 보듬고 같은 방향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2014년 힘차게 솟은 새해의 태양이 모든 이들의 머리에 똑같이 떠올랐듯이 어제보다는 더 밝은 내일을 기대하며 “복 많이 받으세요” 주고 받은 덕담이 복이 되어 정치와 경제가 확 풀려서 대한민국에 사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행복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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