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수성이냐, 새누리 탈환이냐, 안 신당 돌풍이냐, 충청의 선택은?

민주 수성이냐, 새누리 탈환이냐, 안 신당 돌풍이냐, 충청의 선택은?

  • 승인 2013-12-31 17:21
  • 신문게재 2014-01-02 21면
  • 강우성 기자강우성 기자
●6·4 지방선거 지역 전망

지방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권의 움직임이 기민하다.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충청권 광역단체장 탈환과 수성을 위해 신경전 등 치열한 물밑 경쟁을 펼치는 모양새다. 더구나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정부의 중간 평가라는 의미와 민주당에게는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켜야 하는 의미가 내재됐다. 여기에 안철수 신당까지 가세하며 3자 구도가 될 전망이다. <편집자 주>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야당인 민주당이 이명박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승리했다. 충청권에서도 민주당은 충남지사와 충북지사를 차지하며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을 이겼다.

자유선진당(이하 선진당) 소속으로 당선된 현 염홍철 대전시장까지 포함하면 한나라당은 사실상 완패했다. 민주당은 기초단체장도 9명이나 배출하며 한나라당(8명)에 우세승을 거뒀다. 선진당은 무려 기초단체장 13명을 당선시켰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지난 2012년 대선 승리를 위해 새누리당과 선진당이 합당하면서 새누리당의 규모가 커진 반면, 민주당은 수세에 몰렸다. 때문에 올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은 민주당이 수성을, 새누리당이 탈환에 나섰으나, 기초단체장과 지방의회는 새누리당에 민주당이 도전하는 형국이다.

정치 지형도 바뀌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이명박 정권의 심판론과 충청권 홀대론으로 민주당 등이 힘을 얻었으나,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50%대를 유지하고 있다.이에 이번 지방선거의 백미는 민주당의 수성이냐, 새누리당의 탈환이냐로 요약된다. 그 일환으로,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시종 충북지사가 새누리당의 공세에 어떻게 맞설지가 주목된다. 또 독자세력화를 표방하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국회의원의 안철수 신당이 지방선거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도 관심사다. 더욱이 충청권은 선거마다 선거 승패의 분수령이었다. 영·호남으로 나뉜 현 양당 구도에서 충청권 민심의 선택은 캐스팅 보트로서 전체 지방선거판의 승패를 가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염홍철 불출마에 새누리 후보 난립… 민주 권선택 고군분투
초대 시장 후보들 리턴매치…유한식-최민호-이춘희 '이목'
안희정 재선여부 '최대 관심' 새누리+선진 합당 영향 귀추
'불패신화' 이시종 우위 속 새누리당 대항마 없어 고심 중



▲대전시장, 포스트 염은 누구인가=대전지역 지방선거에서는 누가 대전시장이 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유력주자였던 염홍철 대전시장이 불출마함에 따라 새누리당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

박성효 국회의원(대전 대덕)과 이양희·이재선 전 국회의원 등 전·현직 국회의원 출신들과 노병찬 대전시 행정부시장, 정용기 대덕구청장 등 행정가, 교육계인 송용호 전 충남대 총장과 육동일 충남대 교수까지 각계각층의 후보군이 즐비하다.현재로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박 의원이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염 시장과 강창희 국회의장의 입김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때문에 염 시장과 강 의장의 의중이 선거판을 좌우할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세대교체라는 열망도 적잖은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되려 부정적인 요인으로 미칠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또 다양한 후보군이 합류하면서 새로운 지지층과 무당 층이 새누리당의 지지층으로 흡수될지도 대전시장 선거의 관전 포인트다.

하지만, 지지하는 후보가 공천 경쟁서 탈락할 경우, 다른 후보에 대한 반감 등 역풍은 새누리당의 고민이다. 민주당에서는 권선택 전 국회의원이 홀로 대전시장에 도전장을 낸 상태다. 권 전 의원은 지난해 11월 출판기념회에 수천 명의 지지자를 동원, 당내 타 후보들은 물론 새누리당 후보군들을 상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그러나 민주당은 안철수 신당과 야권 후보로서 경쟁을 펼쳐야 하며, 지역 내 정당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안철수 신당 측에서는 민주당을 탈당한 선병렬 전 국회의원과 무소속 김창수 전 국회의원, 김영진 실행위원 등이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세종시장, 리턴매치의 승자는=이번 세종시장 선거에서는 초대 세종시장 선거에서 맞붙었던 후보들 간 리턴 매치가 예상되고 있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에서 유한식 세종시장과 최민호 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민주당에서는 세종시당위원장인 이춘희 전 건설교통부 차관이 유력하다.

특히, 선진당에서 출마했던 유한식 시장이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바꾸면서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던 최민호 전 청장과의 당내 공천 경쟁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현재로서는 유 시장이 현직 프리미엄을 발판으로 예산 확보 등을 통해 재선에 유리한 고지에 올라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이에 당내 대항마인 최 전 청장은 주민들과 스킨십 등 접촉면을 넓히며 유 시장의 장점이었던 지역 토박이라는 이점을 불식시키고, 정부청사 이전과 함께 유입되는 중앙 공무원들을 만나 지지층으로 끌어오는 데 적잖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이처럼 새누리당은 유 시장과 최 전 청장이라는 확실한 경선 흥행 카드를 쥐고 있다.

그러나 양측 간 갈등을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만약 갈등 봉합이 실패할 경우, 어느 후보든 무소속 출마를 감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야권 후보인 민주당 이춘희 전 건교부 차관도 만만치 않다. 이 전 차관은 민주당 세종시당위원장으로서 성명과 논평 등을 통해 각종 지역 현안과 세종시정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적극 개진하고 있다. 여기에 친노 인사들이 최근 세종시를 자주 찾는 등 세종시민들이 민주당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이라는 것도 이 전 차관의 행보에 더욱 탄력을 주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충남지사, 안희정 수성에 새누리당 파상공세=역시 충청권 지방선거에서의 최대 관심은 친노(노무현)의 적자 안희정 충남지사의 재선 성공 여부다. 안 지사는 민주당의 대선 잠룡으로 거론될 만큼, 정치적 위상이 커진데다 친노 세력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했다.

민주당의 수성 의지도 확고하다.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23일 천안에서 열린 안 지사의 출판기념회에 김한길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앞서 민주당은 석 달 전인 지난해 8월 22일 충남도청에서 정부예산 관련 지역 현안 사업 협의회도 개최했다.

하지만, 안 지사에게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일단, 같은 당 나소열 서천군수도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나 군수는 연임 제한으로, 충남지사로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이같은 경우, 민주당 내 지지층이 분열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겠지만, 나 군수의 완주 가능성 여부에 방점을 찍는 경우는 아직 많아 보이지 않는다.

또 충남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며, 새누리당과 선진당 간 합당도 안 지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에 최근 여당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안 지사만은 이겨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박근혜 정부가 공을 들인 충남에서 패배한다면 그 타격이 만만치 않은 이유에서다. 이에 새누리당은 후보 경선을 통해 당의 지지도를 대폭 끌어올려 안 지사의 대항마로 부각시킬 전략이다. 후보로는 이명수(아산)·홍문표(홍성·예산) 등 현역 국회의원과 성무용 천안시장, 전용학 전 국회의원,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후보마다 행정경험과 농어민층 지지, 정치적 역량 등 특성이 있는 만큼, 명확한 기준에서의 공천과 내부적 단합을 이끌어낸다면 적잖은 파괴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충북지사, 이시종 우위 속 새누리당 대항마 고심= '이시종 대 새누리당.' 5개월 후 실시되는 충북지사 선거 구도를 요약한 말이다. 현재 충북은 재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이시종 충북지사의 출마만 확실시될 뿐 새누리당 후보군은 뚜렷하지 않다.

따라서 충북지사 선거 관건은 누가 새누리당 후보로 '불패신화'의 이시종 지사에 대적할 것이냐다. 새누리당에서는 이기용 충북도교육감과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박경국 국가기록원장, 한대수 전 청주시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들 후보군이 이 지사를 상대로, 얼마만큼 경쟁력을 갖고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갖게 한다. 때문에 우위적 필승카드가 없다는 게 새누리당의 고민을 더 깊게하고 있다. 이에 나경원 전 국회의원의 충북지사 출마설도 그 배경에서 불거졌다는 게 충북 정치권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 지사의 재선도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민주당에 대한 충북지역 여론이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 김종률 도당위원장의 자살과 민주당 단체장이 이끄는 청주시 뇌물수수사건, 민주당 기초단체장들의 탈당 등 악재가 잇따르는 이유에서다.

또 충북은 박 대통령의 모친인 육영수 여사에 대한 향수가 짙은 지역이다. 실제로 지난 대선에서 충북은 민주당 문재인 후보보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더 많은 지지를 보냈다. 여기에 정치권 일각에서 윤진식 국회의원(충주)의 출격설이 제기돼, 선거판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윤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혐의를 받아, 항소심 재판 중이다.

하지만, 민주당 박지원 국회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윤 의원이 기사회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강우성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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