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시장·도지사 등 광역단체장과의 러닝메이트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나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선거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기호 추첨이 당락을 크게 좌우하는 '로또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아 교육감 선거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것이라는 게 교육계의 중론이다. 본보의 여론조사를 토대로 내년 6·4지방선거의 격전 현장을 미리 내다봤다. <편집자 주>
조사 결과, 정상범 전 대전교육위 의장이 지난 19대 총선 출마를 위해 대전 중구에서 인지도를 알렸고 교육위원 2번 역임, 그리고 대전에선 유일하게 공식적인 출마 기자회견을 한 것이 주효해 20%라는 높은 지지도를 보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결과는 대전 교육감 선거 초반 판도와는 크게 다른 점이어서 교육계가 크게 놀라는 분위기다.
후보군들 사이에선 이번 결과를 놓고 후보 단일화 등 합종연횡이 이러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권자들의 낮은 교육감 선거 인지도를 내년 2월 4일 예비후보자 등록까지 얼마만큼 끌어올리냐 하는 것이 각 후보들이 마련해야 할 선거 전략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 구도대로라면 보수 후보들의 잇단 중도 하차가 예상된다.
여기에 진보 후보로 꼽히는 한숭동 참여정부 대통령 직속 교육혁신위원의 지지도 상승 곡선이 향후 교육감 선거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지난 2010년 제 5회 교육감 선거에서 27.64%를 획득했던 저력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구도로는 김신호 대전교육감이 나온 공주교대 학맥과 공주사대 그리고 '제3의 세력'이라 불리는 충남대 간의 대진표가 짜질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흐름대로라면 보수 후보로 꼽히는 오광록, 임청산, 홍순승, 송명석, 최태호 후보 등 4명이 막판까지 만만치 않은 경합이 예상된다. 이는 보수 후보의 단일화를 어렵게 하는 이유가 될 전망이다. 세종 구도는 별세한 신정균 전 세종교육감의 후광 효과를 누가 많이 받아가느냐와 진보 성향이 뚜렷한 최교진 대표의 지지도가 지난 2012년 선거 득표율 이상(27.5%)으로 올라갈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구도는 보수와 진보 흐름이 맞서는 양상이나, 지난 2012년 4·11 교육감 선거와는 좀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게 지역 교육계 일각의 분석이다. 당시 고 신정균 후보가 30.01% 득표에 최교진 대표가 27.05%를 획득하는 선전을 펼쳤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세종시를 탄생시킨 참여정부 인사들의 결집이 이번에도 힘을 발휘 할지 여부가 보수 후보들의 단일화 성사를 결정지을 카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세종시 원주민(옛 연기군민)과 이주민들의 실제 선거 참여율도 당락을 좌우할 적지 않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권 교수와 김 의원은 나란히 2009년 보궐선거에 나와 10% 안팎의 득표를 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런 이유로 선두권에 진입한 게 아니냐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교육감 선거에 처음으로 출마하는 류창기 전 천안 교육장, 서만철 공주대 총장, 양효진 전 당진교육장, 우형식 전 교육부 차관, 지희순 전 당진교육장 등은 '정치 신인'이란 딱지를 떼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 총장을 제외하곤 2%의 지지도를 보였다.
다만 출마 의사를 공식화하지 않은 서만철 총장이 3번째 지지율을 보인 것이 이채롭다. 충남 구도 역시 75%에 달하는 응답자들이 출마 후보군들을 잘 모른다고 답해 향후 부동층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아, 각 후보들이 이들을 어떻게 '우군'으로 만드냐가 당락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충남은 선거 범위가 대전과 세종에 비해 넓기 때문에 각 시·군지역의 핵심세력과 제대로 손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초반 구도는 공주·홍성벨트와 천안·아산벨트로 나뉘는 형국이다.
강복환 전 교육감, 오제직 전 교육감, 김종성 교육감 등 3명이 잇따라 공주와 홍성을 배경으로 교육감 자리를 쥔 만큼 천안·아산 유권자들이 이 지역 출신을 교육감으로 만들자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권혁운·김지철 후보가 앞서는 것도 이런 이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른 한편으론 공주교대와 공주사대 출신 교육감 후보와 비(非) 공주교대·사대 출신간 대결 구도다. 잇따른 비리를 도려내기 위해 비 교원 출신이 교육감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충북교육감은 역대 선거를 통해 보수 진영이 우세했다. 직전 선거에서 보수 진영으로 분류되는 이기용 후보(46.28%)와 김석현 후보(19.1%)가 동시에 출마했어도 65.38%의 압도적 표차로 김병우 후보(34.19%)를 눌렀던 것이 이를 증명한다.
반면, 이번 선거는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교육위원에 대한 일몰제의 퇴로를 마련해 주지 못하면서 현 교육위원 3명이 교육감 선거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고, 이번 임기를 마지막으로 물러나는 이기용 교육감의 뒤를 잇겠다는 현직 교육계의 중량감 있는 인사들 대부분이 보수층이어서 선거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다.
보수 진영 후보들이 많아질수록 김병우 후보로 단일화 가능성이 큰 진보 진영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보수 진영이 공멸할 우려가 있는데 이들 후보가 끝까지 오기를 부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결국, 후보들이 단일화할 경우,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김석현 전 부교육감을 제외하고 보수진영에서는 중등의 강상무 청주외고교장, 홍순규 충북교육과학연구원장, 하재성 충북도교육의원 등의 중등교사 출신 후보군과, 장병학 충북도교육의원, 박상필 충북도의회 교육위원장 등의 초등 후보군이 머리를 맞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여전히 보수진영은 후보가 셋이나 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만큼 학맥과 권역별 민심 훑기가 이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직 교사 출신인 한 인사는 “청주교대를 축으로 한 초등교사 중심의 학맥의 표심과 충북의 남부와 중부, 청주·청원, 북부권 등 권역별 민심을 얻는 과정을 통해 후보들이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오주영·충북=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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