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태 변호사 |
또한 소송하기 전에 서로 간에 합의를 시도한다는 점에서도 우리의 법 감정에도 맞는 좋은 제도이다. 그런데도 이러한 조정제도가 형식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조정신청에까지 이른 사건들은 이미 법적 소송을 각오할 정도로 상호간에 감정이 악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송 전에 이러한 조정제도를 거치는 것이 여러 가지 면에서 바람직한데 법률적 쟁점도 정리가 되고 최후에 일전을 하기 전, 바로 루비콘 강을 건너 전에 한 번 합의를 시도하는 것 자체도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정을 위해서는 먼저 조정신청서를 작성하여 법원에 제출해야 하는데 조정신청을 하면 즉시 조정기일이 지정되고 신청인과 상대방에게 그 일시와 장소가 통지된다. 원래 조정기일에는 당사자 본인이 출석해야 하지만 판사의 허가가 있으면 친족이나 피용자를 동반할 수 있고 대리인으로도 할 수 있다. 신청서를 접수함에 있어서 인지액을 첨부하여야 하는데 소송 인지액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아 저렴하다. 물론 조정기일통지서 등의 송달을 위한 우편송달료는 미리 예납해야 한다. 조정기일에 당사자들이 출석하면 조정을 시도하게 된다. 하지만 신청인이 조정기일에 2회 이상 출석하지 않으면 조정신청을 취하한 것으로 간주하게 되지만 피신청인이 출석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조정담당판사는 상당한 이유가 없는 한 피신청인의 진술을 듣지 않고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러한 결정은 법관이 제3자 입장에서 당사자의 사이의 실질적인 이해관계, 이익 기타 사정 등을 고려하여 사건의 공평한 해결을 위한 내용이 무엇인지를 정하는 것으로 당사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하는 일종의 강제조정 결정이다. 이러한 강제조정은 당사자 사이의 조정 진행 중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도 할 수 있는데 이 결정에 대하여는 당사자는 결정서를 받은 날부터 2주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 이러한 이의신청이 있으면 결정은 효력을 상실하며 조정사건은 소송으로 이행하게 된다. 반면 2주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그 결정내용대로 조정이 성립된 것으로 보고 판결확정과 같은 효력을 인정한다. 그런데 조정기일에 당사자의 대립이 심각하여 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인 경우에는 '조정불성립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경우가 있으며 또한 조정을 거치는 것이 부적절한 사건도 있어 '조정을 하지 아니하는 결정'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물론 조정불성립이나 조정을 하지 아니하는 결정을 한 사건들은 자동적으로 소송으로 이행하게 된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모든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길고 지리한 소송절차, 결과도 알 수도 없는 힘들고 어려운 진흙탕 속 싸움으로 빠져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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