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무]행반위화(幸反爲禍)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조병무]행반위화(幸反爲禍)

[경제칼럼]조병무 전국소상공인협업화컨설팅지원단장·경영학박사

  • 승인 2013-12-30 14:04
  • 신문게재 2013-12-31 17면
  • 조병무 전국소상공인협업화컨설팅지원단장·경영학박?조병무 전국소상공인협업화컨설팅지원단장·경영학박?
▲ 조병무 전국소상공인협업화컨설팅지원단장·경영학박사
▲ 조병무 전국소상공인협업화컨설팅지원단장·경영학박사
옛날 한양에 김학성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일찍부터 홀로되어 삯바느질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비 오는 어느 날 두 형제를 서당에 보내고 혼자 바느질을 하고 있는데 처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이상한 소리를 내고 있어 땅 밑을 파보니 커다란 솥에 은이 가득 담겨 있었다.아마도 잦은 난리에 누군가 묻어두고 피난 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탓이려니 하고 이 가난한 어머니는 그 은을 다시 묻고는 그 집을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다. 자식들은 장성하고 어머니는 늙어 임종을 앞두게 되었는데 이때서야 어머니는 은솥 이야기를 했다.

“무고히 큰 재물을 얻으면 반듯이 뜻밖의 재앙이 있는 법이다. 그리고 사람이 태어나서 마땅히 궁핍한 것이 있는 줄 알아야하는데 너희들이 어릴 때부터 먹고 입는 것이 쉽고 편하다는 것으로 알아 습성이 들면 공부에 힘쓰지 않을 것이요, 만약 가난하게 자라지 않으면 어찌 재물을 얻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겠느냐? 그러기에 내가 그 솥단지의 은을 단념한 것이다.지금의 재물은 비록 많지는 않지만 모두 내가 손발로 이루어놓은 것이니 갑작스런 운으로 이루어진 큰 재물과는 비할 것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끝내 그 은 솥이 묻힌 곳을 알려주지 않고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요즈음처럼 물질만능주의가 판을 치는 시대에 아무 문제없이 부의 횡재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한 어머니는 비경제인 이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답답한 어머니다. 할아버지 재력까지 좋아야 좋은 혼처와 혼담이 오가는 현실에서 보면 원망스런 부모임에 틀림없다. 극심한 양극화로 상대적 가난을 이기지 못하는 현실이다 보니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부자 경쟁에 열중하는 작금의 상황은 윤리나 교육은 뒷전이다. 이러한 현실은 많은 부작용을 수반하며 새로운 문제를 낳고 있다.

자신의 가난을 부모 탓으로 돌리며 부모를 원망하는 젊은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소리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늘어 가고 있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부모들은 자식을 낳으면 평생 AS를 해야 한다고 한다. 대학교육 이수 이후에도 취업을 하지 못한 자식에게 용돈을 대주어야하는 것이 부모의 임무요. 혼사 시 집장만 살림준비에 등골이 휘어짐은 물론이요 이후에 태어난 손자 손녀를 돌보아 주어야하는 몫이 당연지사로 부모들은 온통 임무의 족쇄로 인생 쉴 날이 없다. 그래서 돈이 원수라고 말하며 돈이 된다면, 그리고 들키지만 않는다면 못할 일이 없다며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죽으면 단 한 푼도 가져가지 못하니 입은 닫고 주머니는 열라는 말은 단지 구호일 뿐이다.

사업은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는가'의 관점이 아닌 '고객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가'로 바꾸어야 하는 혁신 마인드를 설파 하면서, 진정성을 바탕으로 고객의 영혼을 감동 시키고 내가 필요한 고객이 아닌 나를 필요로 하는 고객에게 손을 내 밀어야 한다. 그리고 공정한 가격과 훌륭한 제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강의는 정말 세상 물정을 모르는 고장 난 공자님 목소리로 박제된 화성인 연설이다.

나랏돈은 먼저 본 사람이 임자라는 생각과 법과 원칙을 지켜 돈 번 사람 있는가 나와 보라는 생각들이 만연하다. 그래도 착하고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있어 세상이 잘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말은 이미 비웃음의 대상이 된지 오래다. 젊은 세대로 갈수록 더 심하다 하니 미래가 걱정된다. 반기업 정서는 이래서 더욱 심화 되고 있다. 정직하고 훌륭한 기업인까지 함께 매도되는 현실에 누가 투자를 하고 기업을 하겠다고 나서겠는가. 알게 모르게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복권 당첨 후 대부분 행복해지기 보다는 불행해졌다는 소식. 최근 미납급 추징에 완강히 버티던 두 전직 대통령의 행태.

얼마 전 우리나라 최고의 대부(大富)로 알려진 S재벌 자손들의 재산 상속 관련 소송 등은 진위(眞僞) 여부를 떠나 재(財)가 재(災)로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안타까운 사례들이다. 행(幸)이 도리어 화(禍)가 된다는 행반위화(幸反爲禍)라고 할까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할까. 돈이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며 돈 버는 데에는 온갖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요즈음. 한해를 마무리하는 즈음에서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마음으로 김학성 어머님의 지혜를 반추해 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5.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1.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