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창업보육협회에 따르면 최근 이사회를 열어 기존에 없던 상근부회장직을 신설했다.
초대 상근부회장은 김지수 대전충남중소기업청 전 창업성장지원과장이 선임됐다. 김 부회장은 중소기업청에서 정년을 몇 년 앞둔 상태에서 산하단체 상근직으로 이동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한국창업보육협회 주요 사업에 중소기업청의 예산 72억여원이 지원됨에 따라 중기청 관료가 상근 부회장을 맡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한국산학연협회 제4대 상근부회장에 김종택 전 강원지방중소기업청장이 취임했다. 김종택 부회장도 지난 1996년 중기청 창설멤버로 기획예산담당관실, 정책총괄과, 감사실 등을 거쳐 강원지방청장으로 퇴직한 후 산하단체 상근 부회장으로 자리를 보전했다.
한국산학연협회는 지난 2005년 3월부터 중기청이 주관하는 산학연 협력지원사업 전문기관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결국 중기청 지원금을 받는 주요 단체들의 상근직이 중기청 관료들의 정년 연장용으로 악용되고 있는 셈이다.
중기청의 주요 산하기관인 창업진흥원, 중소기업유통센터,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소상공인진흥공단 등 4곳 기관장도 대부분 관료 출신이 채우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 홍용술 중소기업유통센터 신임 사장과 양봉환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신임 원장이 모두 중기청 고위관료를 거친 후 산하기관장으로 자리를 보전한 상태다.
문제는 중기청 관료들이 산하기관장과 산하단체 상근직을 독식하다보니 부실경영 또는 비위 등으로 물의를 빚었음에도 불구, 공모가 '자기식구 챙기기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기청 관료 출신인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전임 원장은 부정입찰연루와 2012년 공공기관장 경영실적 평가 낙제점인 D등급 등을 이유로 지난 10월 전격 해임됐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은 다음달 1일 소상공인진흥원과 시장경영진흥원과 통합돼 출범을 앞둔 상태로 초대 이사장 공모가 최종 3배수 후보자 압축된 상태다. 이용두 소상공인진흥원장도 중소기업청 관료 출신이지만 기관평가 C등급, 기관장평가 D등급을 받아 일찍부터 교체대상 명단에 올랐다.
한편, 새누리당 김한표 의원실의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5년간 중기청 간부 공무원 17명이 퇴직한 후 산하기관 본부장급 이상으로 옮겨간 것으로 집계됐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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