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헌]충청 새누리당을 보는 우려의 시선

[중도시감]최재헌 정치사회부장

▲ 최재헌 정치사회부장

지방선거가 이제 5개월가량 남았다. 해를 넘기면 후보자들에게 체감 시간이 더욱 짧게 느껴지겠다. 하지만, 정국은 오리무중이다. 예측할 수 없는 선거 일수록 관전자 입장에서는 결과에 대한 재미가 배가될 듯도 하다. 반면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피말리는 시간들이겠다. 충청권 선거판은 신당 출현 가능성과 함께 가장 예측하기 힘든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아직까지도 3당구도가 될지, 야권연대를 통한 양당 구도의 후보대결이 될지도 장담키 어렵다.

새누리당은 대전과 충남, 충북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의 지지도나 정당지지도로 봐서는 3개 광역단체는 물론, 대부분의 기초단체에서 석권해야 기대감을 충족시킬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는 되레 새누리당의 부담이 되고 있다. 후보들의 난립은 가장 큰 숙제다. 후보가 단일화 된다 하더라도 과연 후유증 없이 선거를 치를 수 있을지 난망이다.

이를 반증하듯 당 안팎에서는 여러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 보도되기도 했던 이인제 의원과 정진석 국회사무총장의 대전ㆍ충남 광역단체장 출격설부터, 근거가 불분명한 염홍철 대전시장의 재출마설, 유력후보의 물밑 내사설 등이 얽히고 설키면서 선거판이 혼돈을 넘어, 진흙탕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신구 세대간의 '충돌' 조짐마저 감지되고 있다. 정치 초년병부터 잔뼈가 굵은 정치인들이 새누리당 후보로 거론되면서, 이들의 대결구도도 갈수록 첨예해질 전망이다. 후보난립은 충청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의 다변화와 맞물려, 후보들의 줄서기와 지원설로 이어지고 있다.

대전의 경우 강창희 국회의장에 불출마를 선언한 염홍철 대전시장이 선거판의 후보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줄수밖에 없고, 그런 이야기들이 도처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충남에서는 이완구·이인제 의원에다가, 얼마전에 국회에 입성해 유력한 당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서청원 의원이 충청권 여당 후보들에 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충북에서는 정우택 의원이 마찬가지로 여러 충청권 유력 정치인들과의 교감속에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모습이다. 여러 중진들의 존재는 한편으로는 세력을 분화시킬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여당의 분열로 이어질 개연성을 가질 수 밖에 없게 한다.

사실 새누리당은 대전에서 정당지지도가 민주당에게 크게 앞서고 있다고 하지만, 지난 대선결과나 분위기를 놓고 볼때 무조건 승리를 보장받을 분위기는 아니다. 이는 당내 인사들도 마찬가지로 여기고 있다. 3대3대3 싸움에 1을 누가 더 차지하느냐 하는 싸움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안철수 신당이 선거전에 출현할 경우 과연 바람(?)대로 민주당표를 더욱 많이 잠식할 것이란 전망이 적중할지도 미지수다. 충청권에 잠재해 오고 있는 '제3지대'의 여론은 다른 어느 곳 보다 더하면 더했지, 적지 않다. 기존정치에 대한 불신에 여러번의 지역정당 경험을 거친 지역적인 특성이 더해져서이다. 때문에 신당의 출현은 그 정치적 색채를 떠나, 여야 할 것 없이 치명타를 안길 수밖에 없다. 안철수 신당측 인사들이 시간이 갈수록 3당대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갖게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충남역시, 민주당 소속의 안희정 충남도지사에 대한 새누리당의 도전형국이지만, 난립하고 있는 후보들 중에 누가 낙점받을 수 있을지는 내년 3월은 가야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매우 높고, 정당지지도 역시 여당이 크게 앞서고 있어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보겠지만, 정말로 새누리당이 승리를 장담하고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현재 앞서가고 있는 새누리당의 지방선거 전선은 상대방의 화력보다는 언제 터져 나올지 모를, 내부의 화약고에 더 큰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는 중앙정치권의 대형변수나 신당 출현과 같은 외부적인 충격에 따라 폭발의 강도가 더해질 수도 있다. 다만, 아직은 박근혜 정부 초기라는 점에서 대부분의 내부문제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결정과 집권여당의 역할을 할 새누리당의 정국운영에 결과에 따라 달라질수 있겠다. 바닷물이 잔잔할 때 큰 파도를 대비해야 한다는 말은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 모두의 잠언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