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환준 세종시의장, 시 상대로 보수지급 소송 왜?

시 출범으로 도의원서 자동 이적, 월정수당 연 1152만원 정도 줄어 “관련규정 명확히 할 필요성 느껴”

광역의회 의장이 광역자치단체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것도 보수(報酬)지급 소송이다.

예산 심의, 의결권을 가진 의회 수장이 자치단체장에게 일한 대가를 달라는, 전례 없는 소송을 낸 것이다. 우리나라의 새로운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특별자치시에서 벌어진 일이다. 유환준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의장은 최근 유한식 세종특별자치시장을 상대로 보수지급 소송을 제기했다. 대전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김미리) 심리로 지난주 첫 심리가 열렸다.

이런 내용이다.

유환준 의장은 2010년 6월 연기군 제1선거구에서 충남도의원에 당선됐다. 그러다가, 2012년 6월 30일 연기군이 폐지되고 7월1일부터 세종시가 정식 출범하면서 자동으로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의원으로 이적했다. 충남도의원에서 하루아침에 세종시의원이 된 것이다.

그런데 세종시의원이 된 7월부터 소위, 월급이 대폭 줄었다. 지방의원이 받는 보수는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 두 가지다. 의정활동비는 전국 지방의원이 모두 월 150만원으로 금액이 같다. 반면 월정수당은 자치단체의 예산 사정 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충남도의원 재직 시절, 유 의장이 매월 받은 돈은 의정활동비 150만원에다, 월정수당 296만원 정도다. 연간 의정활동비 1800만원, 월정수당 3552만원 등 모두 5352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세종시의회로 온 후부터 월정수당 96만원이 줄었다. 연간 1152만원을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세종특별자치시는 지방의원 월정수당은 매월 200만원으로 연간 2400만원이기 때문이다.

세종시 출범에 따라 자동으로 옮겨왔는데, 유 의장 입장에선 의정비가 줄어든 건 다소 억울한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다. 유 의장 측도 돈보다는 관련 규정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소송을 제기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충남도의회 관계자는 “세종시 승격에 따라 세종시의회가 직접 세종시에 요청해 의정비심의위원회를 거쳐 인상했어야 하는 사안이었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법 시행령(33조~34조)에 따라, 의정비심의위를 구성해 특별자치시의회 위상에 맞게 보수규정을 개정했으면 문제가 없었다는 얘기다.

어쨌든 최종 판단은 법원으로 넘어갔다. 전례가 없었던 사안이라는 점에서 법원의 결정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다음 변론기일은 내년 2월 26일이다. 결국, 이번 사안에 대한 판단은 내년 2월 법관 인사 후 새로운 재판부가 맡을 것으로 보여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윤희진·세종=이희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