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우 부여군수 |
부여의 중심이 되는 길에 옛 백제시대의 아름답고 웅장했던 사비성을 반영 '사비로'라 칭해 사비로를 지나며 찬란했던 백제의 마지막을 오늘에 되살려 보고자 노력하는 부여군민을 생각할 것이다. 서동공원을 가로지르는 '서동로'는 서동(무왕)과 선화공주의 사랑 이야기를 나누며 연인들이 자신들의 사랑을 확인하며 지나는 길이 될 것이고, 민족에 대한 사랑을 시를 통해 승화시킨 신동엽 시인을 생각하며 신동엽문학관으로 가는 길인 '신동엽길'을 지날 것이다.
이 밖에도 부여에는 백강로, 성왕로, 계백로 등 우리 군이 가진 아름다운 자연, 훌륭한 역사적 인물들, 그리고 그동안 친숙하게 불렸던 지명들을 길이름을 통해 다시 부활시켰다.
이러한 길이름을 도로명주소라 하는데, 도로명주소는 어떻게 왜 만들었을까? 현재까지 사용하는 지번 주소는 1918년 일제 강점기에 도입되어 지금까지 거의 100년간 사용해 왔으나 그동안 도시화, 산업화 등 각종 개발로 인한 지번의 순차성이 훼손되어 위치 찾기가 매우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도로명주소는 G20 국가를 포함한 많은 국가도 오래전부터 사용하고 있는 국제적으로 보편화한 주소다.
이에 건물번호를 주소로 사용했던 역사적 배경과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사용하는 보편성 및 위치 찾기 편리성을 고려해 도로마다 지역의 특성과 지역주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여 지역의 정서와 역사가 녹아든 도로명을 부여하고 그 도로가 시작하는 지점부터 끝 지점까지 20m 간격으로 왼쪽에는 홀수 번호를 오른쪽에는 짝수 번호를 위치한 건물에 체계적으로 번호를 부여하여 도로명과 건물번호에 결합하여 '도로명주소'를 도입하게 됐다.
부여군청의 도로명주소는 '사비로 33'이며 이는 사비로 시작점에서 330m 떨어진 왼쪽에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과학적으로 부여된 도로명주소는 찾고자 하는 곳을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그리고 빠르고 정확하게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올해 말까지는 지번주소를 도로명주소를 바꾸는 시기로 도로명주소와 지번주소 모두 법정주소로 효력이 인정되나 2014년 부터는 도로명주소만을 주소로 사용하여야 한다. 이러한 도로명주소의 도입으로 국가·사회, 개인생활에서 여러 가지 변화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국가·사회적인 변화는 국민의 위치찾기 습관이 편리해지고 선진화되며, 경로와 위치 중심의 GIS 등 위치기반서비스 산업이 발달하게 된다. 또한, 경찰·소방 등 응급구조서비스 대응시간이 절감되며 물류비 등 사회경제적 비용이 2010년 기준으로 연간 3조 4000억원 절감효과를 가져온다고 하며, 국제적으로 보편화한 주소를 사용하게 된다.
개인생활에 있어서는 공공기관의 민원 발급 등 각종 문서가 도로명주소가 변경되고, 은행 및 쇼핑·카드 등 각종 고객주소도 도로명주소로 전환된다. 이는 우리가 생활에 가장 밀접하게 사용하는 공간도 도로명주소로 대체된다는 의미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짜장면이나 통닭을 배달시키거나 개인간의 약속장소를 정할때도 도로명주소를 사용하게 되면 한층 빠르고 정확하게 원하는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번주소에서 도로명주소로의 변화는 그간 100년의 문화를 바꾸는 혁명에 가깝다 할 수 있다. 내년부터 전면 사용되는 도로명주소를 통해 국민편익이 더욱 증진되고 국가경쟁력이 더욱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014년 새해부터는 도로명주소로 낭만적인 이야깃거리가 있는 서동로를 따라 연인과 산책하고 신동엽길을 한 편의 시를 읊조리며 걸어 보면 어떨까?
도로명주소로 여행도 하고 도로명주소로 우편, 택배도 보내고 인터넷쇼핑도 하는 등 일상생활에서도 쉽고 편리한 도로명주소로 생활화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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