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영]신 백발환흑(新 白髮還黑)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숙영]신 백발환흑(新 白髮還黑)

[시론]이숙영 대전대 평생교육원 미용학 주임교수

  • 승인 2013-12-11 13:36
  • 신문게재 2013-12-12 17면
  • 이숙영 대전대 평생교육원 미용학 주임교수이숙영 대전대 평생교육원 미용학 주임교수
▲ 이숙영 대전대 평생교육원 미용학 주임교수
▲ 이숙영 대전대 평생교육원 미용학 주임교수
'신 백발환흑(新 白髮還黑).'

노인의 센 머리털이 검어지고 젊어진다는 말이다.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인들의 미용의 역사는 오래된 유물이나 벽화 등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사람들은 머리카락이나 눈썹, 수염의 색깔을 바꾸어 표현하는데 관심이 있었고 아름다워지려는 인간의 본능은 인류의 기원과 거의 같이 발전돼 왔다. 우리나라는 고려 말 사설시조 중에 '백발에 화냥 노는 년이 젊은 서방질하려고 센(흰)머리에 흑칠을 하고…'라는 기록이 있다.

일본은 전국시대 나이든 무사들이 적에게 나이를 속이려고 흰머리를 염색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서양은 고대 이집트시대인 BC1500년경부터 천연 식물성 염료인 헤나(Henna)를 이용해 모발염색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파라오(왕)의 무덤에 화장도구와 함께 헤나분말을 넣어 두었으며,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도 금발을 만들기 위해 햇볕아래 장시간 앉아서 모발색이 밝아질 때까지 기다렸고 기름과 재를 혼합해 모발에 발라 탈색시키기도 했다. 천연재료를 이용한 동·서양 선조들의 모발염색에 대한 미적욕구가 지극했음을 알 수 있다.

중세와 르네상스를 지나 19세기에 이르러 천연재료가 아닌 합성염모제의 개발로 염·탈색의 획기적인 발전이 시작됐다. 1863년 프랑스의 화장품 회사인 모네사가 백색염모물질인 파라페닐디아민(PPDA)을 발견해 염모제로 사용허가를 받은 이후 흰머리 커버에 사용됐다.

요즘처럼 다양한 색상의 염모제가 등장한 것은 20세기 들어서였지만, 이 염모제는 물과 알코올에 쉽게 녹고 산화되며 천연염료에 비해 확실히 모발에 자연스러운 색상을 만들어냈다.

1980년대 들어 보색기술과 하이라이트 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색의 헤어스타일이 유행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컬러TV의 보급, 해외여행의 자유화, 88서울올림픽의 개최, 여성의 사회적 진출은 염색의 대중화 시대를 여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염색은 단지 흰머리만 감추는 정도에 그쳤지만 오늘날의 염색은 눈동자와 피부색, 즐겨 입는 의상색, 그리고 모발색이 함께 어울리는 토털 코디네이션(Total Coordination)이 강조되고 있다.

훌륭한 스타일을 연출해내는 일은 오랜 시간 숙련을 통해서 작품으로 완성되는 일이고 개성표현도 중요하지만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 바로 염모제가 피부와 모발에 미치는 영향 때문이다. 염색제가 염모에 응용되기 위해서는 피부의학상의 문제가 없어야 하고 원하는 색상대로 염색이 나타나야한다. 새로운 산화염료나 수정제가 계속 출시되지만 아직까지 염모제에 의한 부작용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으며 그 주요 원인 물질로는 파라페닐디아민, 파라톨루엔디아민 등 디아민계의 산화염료를 들 수 있다.

영구염모제에 포함되어 있는 아민계 색소에는 페놀성분이 들어 있다. 젊은층의 멋내기를 위한 밝은 염색보다는 붉은 갈색, 검정색소를 지닌 염료에 다량의 페놀성분이 포함돼 있다.

염모제들을 바르게 사용하기만 하면 대개 안전하다. 하지만 염모제는 강한 알칼리성 제품이며 강한 산화제를 포함하고 있다. 약액의 혼합과정 중 생성물 및 기타 첨가물도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으며 민감한 기질을 지닌 사람에게는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영구 염모제의 시술이 처음인 사람과 알레르기 반응이 예상되는 고객은 반드시 패치테스트(Patch test)를 해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유럽은 2010년 패치테스트가 제도적으로 의무화되어 있으나, 우리나라는 제품회사에서 사용설명서를 고지하고 있어 책임은 없고 사고 발생 시 시술자가 법적 책임을 지게 돼 있다.

평균수명의 연장과 외모에 대한 관심으로 중, 노년층의 염모제 사용이 증가하는 만큼 미용 전문가들은 패치테스트를 꼭 필요한 중요 절차로 인식해야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