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전 소극장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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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대전 소극장을 주목하라

  • 승인 2013-12-10 14:11
  • 신문게재 2013-12-11 10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다양한 공연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르는 탓에 무슨 공연을 선택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하는 시기다. 추운 겨울에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연말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공연은 무엇이 있을까. 최근 대전에는 100석에서 300석 규모의 작은 극장들이 예술성을 추구하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뮤지컬이나 콘서트, 음악회 등 다채로운 공연들이 있지만 소규모 극장에서 관객과 배우가 함께 호흡하는 연극을 추천한다. <편집자 주>

미혼모 정희의 당당한 사회 홀로서기

▲중구 대흥동 소극장 금강 '정희야'=대전을 대표하는 극단 금강의 제90회 정기공연 '정희야'가 오는 30일까지 중구 대흥동에 있는 소극장 금강에서 공연된다. '정희야'는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미혼모 문제를 다루고 있다. 미혼모는 세상의 편견과 경제적인 어려움, 남자와의 이별 속에 평생 상처를 갖고 살아가고 있다. 연극에서는 누군가가 편견을 벗고 손을 내민다면, 그 누군가가 가족이라면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정희는 일찍 남편을 여의고 미용실을 운영하며 남매를 키운 엄마, 올해 재수생이 된 철없는 동생 정우와 함께 살아간다. 정희는 대학을 다니면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엄마의 말을 잘 들으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어느날 정희는 사귀던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몸에 이상을 느낀다. 여기에 쌍둥이 엄마로 슈퍼를 운영하는 경호 엄마와 수다쟁이 아줌마 지민 엄마가 등장한다. 비롯 가진 것은 많지 않지만 끈끈한 정으로 뭉쳐진 사람들의 폭소만발 가슴 찡한 평범한 우리 동네 이야기다. 미혼모가 된 정희는 사회의 편견과 차별에서 어떻게 당당히 설 수 있을지를 보여준다.

이 연극은 극단 금강 임연희 대표의 제자였던 한 여학생의 비극을 통해 탄생했다. 임 대표는 우리 사회가 미혼모 문제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썼다.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 오후 3시. 문의전화 042-226-6741.

평화로운 경로당에 전화요금폭탄이 떨어졌다

▲중구 대흥동 드림아트홀 '경로당 폰팅 사건'=전국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대전 대표 연극 '경로당 폰팅 사건'은 오는 29일까지 중구 대흥동 드림아트홀에서 올려진다. 2006년 초연을 시작으로 탄탄한 발자취를 남기고 있는 극단 드림의 '경로당 폰팅 사건'은 2010년 서울 대학로 공연을 마친 후 전국으로 무대를 넓혔다. 이후 세계국립극장 페스티벌 국내 초청 공연과 인천 남동문화예술회관 개관초청공연 등 대전을 대표하는 연극으로 자리잡았다.

연극의 무대는 장수 아파트 경로당이다. 경로당에서는 점당 십원짜리 고스톱과 담배 한 개비 내기 장기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서로 못마땅해 보일 때 여지없이 욕설과 드잡이가 일어나는 생기 넘치는 공간이다. 그러던 어느날 경로당에 수백만원에 달하는 전화요금 청구서가 날아들고 경로당 사람들은 경악한다. 전화내역을 확인한 경로당 사람들은 그것이 폰팅 때문임을 알게 됐고, 누가 폰팅을 했는지 찾아내기 위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 공연 내내 웃음이 떠나질 않지만 그 사이사이에 감동이 가슴을 적시게 한다. 평일 저녁 8시, 토요일 오후 3시·6시, 일요일 오후 4시(월요일 휴무). 문의전화 042-252-0887.

효의 의미와 가족의 소중함 되새기는 계기

▲유성구 궁동 펀펀아트홀 '꽃마차는 달려간다'=제100회 극단 앙상블 정기공연 '꽃마차는 달려간다'가 오는 22일까지 유성구 궁동 펀펀아트홀에서 공연된다. '꽃마차는 달려간다'는 퉁명스럽고 고집 센 순보 노인의 삶을 통해 우리시대 아버지와 가족, 친구와 삶에 대해 묻고 있다. 작품은 '친구와 가족', '삶과 죽음' 사이에서 효의 의미와 가족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순보 노인은 평생 도시 변두리에서 관을 짜면서 살아왔다. 나름대로 장인의 긍지를 갖고 생활하고 있지만 그의 삶은 비 내리는 저녁처럼 우울하다. 젊은 시절 방탕하게 보냈고, 아내를 돌보지 않아 죽도록 내버려둔 미안함을 가슴에 안고 살아간다. 자신이 죽음이 가까이 있기에 더 절실한 삶에 대한 애정,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혀진다는게 더 외로운 노인의 회한의 눈물, 죽음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고 여유로움마저 주는 순보 노인을 통해 진한 감동을 준다. 평생 남의 관을 짠 그가 아내 곁에 묻히기 위해 스스로 관을 짠다.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 오후 3시30분(월요일 휴무).

동화의 환상은 잊어라… 어른들의 백설공주

▲중구 대흥동 상상아트홀 '그 여자, 백설'=동화 백설공주의 뒷이야기를 담은 극단 셰익스피어의 '그 여자, 백설'이 내년 4월 12일까지 중구 대흥동 상상아트홀 무대에 올려진다.

작품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백설공주를 퇴색되고 변질된 현실의 시점으로 풀이했다. 모두가 알고 있는 동화 내용보다는 동화에서 보여주지 않은, 동심에게는 가르쳐주지 않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는 '그 여자'(백설공주)가 왕자를 따라 떠나고 난 뒤 시작된다. 그들은 그 여자에 대한 그리움과 섭섭함을 나타낸다. 그러던 중 돈을 벌려는 동화 작가와 만나 그 여자의 숨겨진 이야기를 폭로하는 대가로 거액을 받는다. 난쟁이들은 회의 끝에 그 여자를 양다리로 사실을 왜곡해 팔아넘긴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그 여자에 대한 그리움은 더 커져가고 결국 폭로했던 이야기를 다시 찾으려 했지만 오히려 협박을 받게 된다. 누구나 한번쯤 궁금했을, 생각했을 법한 동화 뒷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월요일 휴무). 문의 전화 1899-4429.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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