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DB |
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중인 에너지 음료 35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이중 34개 제품(97.1%)이 '에너지' 또는 '파워'라는 문구를 제품명이나 제품 일부 또는 광고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개 제품은 운동 전후에 섭취할 것을 직·간접적으로 권장했다. 소비자원은 “에너지음료의 주요 기능이 각성효과이지만 육체 활동에 필요한 활성에너지 제공 또는 피로 회복 등으로 오인할 소지가 있다”며 “에너지음료는 운동전후 부족한 수분을 제공하는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으며 오히려 탈수 증세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사례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광고에 '수험생' 또는 '시험기간' 등의 용어를 사용하여 중ㆍ고등학생의 구매를 유도하는 제품도 4개로 확인됐다.
일일 섭취 제한량 초과하는 카페인 함유 음료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제약공업(주)의 '하버드야(175㎎)'ㆍ'야(175㎎)'와 모스터 에너지 컴페니(Monster energy company)의 '몬스터 에너지(150㎎)'ㆍ'몬스터 카오스(150㎎)'는 청소년 일일섭취제한량을 초과하는 카페인이 함유됐다.
또한 삼성제약 '하버드야(1.75㎎/㎖)', 동아제약 '에너젠(1.60㎎/㎖)', 롯데헬스원 '정신번쩍 왕올빼미'(1.0㎎/㎖)의 1㎖ 당 카페인 함량은 최근 미국에서 섭취 후 사망 사고와 부작용 논란에 연루된 '몬스터 에너지(0.31㎎/㎖)' 보다 3~5배 이상 높았다.
카페인의 과량 섭취는 불면증ㆍ고혈압ㆍ두통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고 칼슘(Ca) 흡수를 방해해 청소년의 성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비자원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로 진단받은 학생들의 카페인 섭취량이 정상 학생보다 많다고 보고되는 등 과량의 카페인은 성장기 청소년에게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 이상 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에너지 음료 의존 점차 늘어=에너지 음료가 졸음억제 등으로 쓰이면서 에너지 음료에 의존하는 청소년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중·고·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에너지음료 섭취실태를 조사한 결과, 719명(71.9%)의 학생이 에너지음료를 섭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시간별로 살펴보면 권장수면시간(8시간) 미만으로 수면하는 932명 중 685명(73.5%)이 에너지음료를 섭취했다.
특히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인 56명 중에는 47명(83.9%)이 에너지음료를 섭취하고 있었다.
반면 권장시간 보다 많은 수면을 취하는 68명은 섭취비율(50.0%)이 상대적으로 크게 낮았다.
섭취 경험이 있는 719명 중 283명(39.4%)은 시험 기간 등 특정 시기에 졸음 방지를 위해 음용 빈도를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에너지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는 대학생들의 잘못된 음주 문화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에너지음료 섭취 경험이 있는 대학생 355명 중 술에 섞어 마신 경험이 있는 학생은 175명(49.3%)으로 집계됐다.
소비자원은 “에너지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면 술만 마신 사람에 비해 심장질환은 6배, 수면장애는 4배 이상 발생확률이 증가하고 폭력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용어ㆍ표현 사용금지ㆍ18세 이하 청소년 대상 판매 제한 및 마케팅 금지 등의 제도개선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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