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육과정 운영실태 점검과 효율적인 교육 지원을 위해 평가가 필요하다는 긍정적인 시각과 과도한 시험 부담, 사교육 수요 증가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부정적인 시각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3일 동·서부 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진단평가에 대한 학교별 자율권을 보장하기 위해 희망학교에 한해 4~6학년들을 대상으로 국어·수학·영어 학업성취도 평가를 진행했다.
동부 관내의 경우 70개교 모두 성취도 평가를 신청했으며, 서부 관내는 73개교 가운데 삼육초를 제외한 72개교가 시험을 치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시험은 국어, 수학, 영어 등 3과목으로 치러지며, 성적은 학생에게만 통지되고 학교별 성적도 교육청에 보고되지 않는다.
교육청 측은 학생의 학업성취 수준을 파악해 학력격차 해소와 부진학생에 대한 보정학습이 가능 등을 이유로 이번 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평가를 진행하지 않을 경우 교육 현장에선 부담을 덜어주는 것은 좋지만, 학생들의 정확한 수준 측정이 어려운 부작용이 있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로 들었다.
교육청 관계자는 “기초학력과 초등학교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자는 취지에서 원하는 학교에 한해 자체성취도 평가를 실시한 것”이라며 “교사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자 양질의 평가문항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초등학교 국가수준 성취도 평가를 폐지한 가운데 굳이 자체성취도 평가를 진행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학업 평가가 학생들의 경쟁, 학교별 서열경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던 만큼 학업 평가 부담을 주지 않고 진로 탐색의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동수 전교조 대전지부 사무처장은 “각 학교마다 가르치는 선생님이 다르고, 충분히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일제고사' 형태의 시험을 진행하는 것은 초등학생들에게 미리 수능을 보라는 것과 같다”며 “창의인재육성을 이야기하면서 배운 내용도 다른데 똑같은 문제로 시험을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