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천 하상도로 철거가 본격화되면서 둔산과 원도심을 오가는 자가용 운전자와 일부 전통시장 관계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간선도로처럼 사용하던 하상도로가 사라지는 데에 따른 불편이 불을 보듯 뻔하고, 이를 대체할 천변도로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1996년부터 조성돼 대전의 둔산권역과 원도심권역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로 사용된 하상도로가 단계적인 철거를 거듭해 이달 중순 대전천의 일부를 남기고 모두 폐쇄된다. 2010년 6월 둔산동 평송청소년문화센터에서 한밭대교까지 이어지던 유등천 하상도로(2㎞)가 폐지됐고, 이에 앞서 2009년 목척교 아래의 선화교~대흥교 하상도로(2㎞)가 철거된 바 있다.
또 지난 10월에는 동구 인동의 대흥교에서 보문교 구간(600m)의 하상도로가 폐쇄됐고, 이달부터는 대전천의 중구 방향인 보문교에서 대흥교 구간(600m)에 차량진입이 차단되고 있다.
이달 중순 대전천의 문창교에서 보문교까지 폐쇄에 들어가면 대전천 정비사업으로 2009년 시작한 하상도로 철거사업은 모두 마무리 짓는 셈이다. 이로써 대전 3대 하천 중 유일하게 시민 휴식공간이 없던 대전천 상류 구간에 도로를 뜯어내고 잔디와 보행공간을 확보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폐쇄된 하상도로를 대신해 교통량을 흡수해야 할 천변도로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운전자와 인근 상인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시는 하상도로 폐쇄 구간의 교량 5곳에 언더패스를 만들어 차량이 다리 밑으로 멈춤 없이 통과할 수 있도록 했으나, 정작 천변도로의 차선정비는 없는 실정이다. 천변도로 갓길에 만들어진 노상주차장을 일부 폐쇄하거나 한쪽으로 정리해 원활한 차량흐름을 유도하겠다던 계획은 하상주차장이 폐쇄된 지금까지 실현되지 않았다.
한 시간에 많게는 700대의 차량이 폐쇄된 하상도로 대신 천변도로를 다니다 보니 대전천 구간은 교통혼잡과 정체구간으로 바뀌고 있다.
중구 문창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시장 앞 노상주차장은 보존하기로 해 다행이나, 하상도로를 이용하던 많은 차량이 시장 앞으로 지나게 돼 도로 혼잡에 따른 상권 위축이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폐쇄된 하상도로가 대전의 동남부 권역과 북서부 권역을 연결하는 주요 간선도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대체수단 정비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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