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다. 최근 건설업계하면 떠오르는 단어다. 대한민국 초고속성장의 중심, 경제부흥의 기적을 일으킨 중심에 서 있던 건설업계의 최근 현실이다. 어려운 현실에 지역 건설업계의 사정도 불을 보듯 뻔하다. 생존문제에 직면해 있는 현실에 대한전문건설협회 대전시회의 새 수장으로 정인수 대우조경 대표가 취임했다. 신임 정 회장의 어깨는 무겁다. 정인수<사진> 대한전문건설협회 대전시회장을 만나 그가 걸어온 길과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산을 좋아하던 소년 정인수
대전에서 태어난 소년 정인수. 그는 어릴 적부터 남달랐다. 부딪쳐보지 않고, 경험하지 않고서는 믿지 않았다. 무엇이든 자신이 직접 경험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그런 소년의 할아버지 고향은 북한이다. 집안 어른들은 공부 잘하던 소년에게 법조인이 되기를 바랬다. 어릴적 정인수는 공부도 곧잘 했지만, 무엇보다 산과 나무를 좋아했다. 그는 정확한 이유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자연에 대한 동경을 품었던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했다.
산과 나무를 좋아하던 정 회장은 충남대학교 임학과에 입학했다. 현재는 원예학과다. 그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산을 좋아했고 대학에서도 선택했던 전공도, 사회에 나와서 가진 직업도 산과 나무를 좋아하며 일할 수 있는 조경업체를 운영하며 안정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작지만 어릴적 바랬던 꿈을 이룬 셈이다.
#패기가 넘치던 20대 청년, 창업시장에 도전장을 던지다
정 회장은 젊은시절부터 패기가 남달랐다. 20대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창업의 꿈을 꾸었다. 당시에 안정된 직장을 택했던 동료를 뒤로한 채 어려운 현실에 뛰어들었다. 당시만 해도 창업이란 단어는 낯선 단어였다. 최근에는 청년창업이 흔하지만, 그 시절만 해도 대학을 졸업하고 창업에 뛰어든 사실만으로도 특이한 이력이다. 당연히 주위의 반대도 많았다. 열정으로 똘똘 뭉친 20대 청년 정 회장은 자신만의 사업을 하고 싶었다. 아이템도 가지고 있었다.
대전에도 당시에 고급 정원을 가진 단독주택이 많았다. 하지만 조경이란 단어는 흔하지 않았다. 당연히 나무나 정원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제도도 없었다. 정 회장은 대학을 졸업한 후 전공을 살려 정원의 나무와 꽃을 가꿔주는 사업아이템을 시작했다. 패기 하나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정 회장은 직접 주택을 돌면서 전단을 돌렸다. 멀쩡하게 대학을 나온 20대 젊은이가 직장에 취업하지 않고 전단을 돌리며 발품을 팔고 뛰어다니자 사람들은 의아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깔끔하게 정원을 관리하는 일에 대한 열정과 능숙함을 보고 점점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이를 계기로 정 회장은 조경업체를 설립ㆍ운영하게 된다.
▲젊은 시절 정인수 회장 가족의 모습. |
정인수 회장의 인생 목표는 거창하지 않다. 사회생활을 은퇴한 후에는 벌곡 일원에 마련한 농장에서 조경을 하며 부인과 함께 여행을 다니는 게 포부다. 하지만 그는 이같은 꿈을 회장 임기가 끝난 후로 미뤘다. 57년간 자신의 인생을 살아왔지만, 앞으로 4년간 전문건설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살기로 했다.
“어려운 시기에 회장직을 맡게돼 어깨게 무겁습니다. 회장의 임기 4년동안 전문건설협회 대전시회의 화합과 회원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할 작정입니다.”
그는 “앞으로 임기 4년동안 자신을 희생해 전문건설업계를 위해 봉사한다면 인생에서 가장 보람된 시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정 회장은 보라색을 좋아한다. 보라색은 자의식이 높고 창의적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을 뜻하기도 한다. 예전부터 고귀한 색이며 직관력, 통찰력, 상상력, 자존심, 관용과 긍정적으로 연관된 색이다. 그는 좋아하는 색만큼 창의성을 높이면 기회가 보인다는 생각이다. 내년에는 건설경기 활성화와 경제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강조한 신임 정인수 회장에게 몇 가지를 질문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대전시회 회장 취임을 축하한다. 취임소감은.
▲건설업계의 총체적인 경기불황과 금융위기 속에서 전문건설업은 생존권이 위협을 받고 있다. 최저가낙찰제와 저가하도급 등으로 인한 무한경쟁으로 골이 깊어졌다. 회원사 간의 갈등을 서로 소통과 교류를 통해 희망과 화합의 길로 나아가서 비전 있는 협회를 만들어 나가겠다. 신뢰할 수 있는 협회, 화합하는 협회를 이루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
-취미가 궁금한데.
▲취미는 여행이다. 아이들과도 여행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최근 들어 캠핑 열풍이 불고 있지만, 이미 안 다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아이들과 캠핑에 다니길 좋아한다. 텐트를 들고 아이들과 어린시절 직접 캠핑하러 다니기도 했다. 해외를 나가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도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명소가 많다. 가족들과 제주도를 갈때도 여행 짐이 많아서 자동차를 직접 배에 싣고 갈 정도다. 골프는 80대 중후반 정도를 친다.
-좌우명이 있다면.
▲해가 뜨면 현장에서, 해가지면 사무실에서 일했다. 근면성실이 나의 재산이 아닌가 싶다. 그냥 부지런히 일했다. 요령을 피우지도 않았고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주지도 않았다. 설사 내가 아프더라도 남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 타인을 상처받게 하는 것을 태생적으로 싫어한다.
-건설업계가 어렵다. 현실이 어느 정도며, 이겨내는 방안은 무엇이라 보는가.
▲정부의 SOC사업 축소와 건설분야 예산 축소 등으로 건설업계가 부진의 늪에서 좀체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일감부족으로 인한 경영난, 민간 주택경기 위축, 미분양 사태 등 건설경기는 위축되고 있다. 하도급 공사에 참여한 전문건설업계는 하도급대금 확보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역의 중견종합건설사의 부도는 하도급에 참여한 전문건설업체에 피할 수 없는 상처가 된다. 어려운 건설시장에서 무엇보다 필요한 건 일감창출이다. 하지만 일부 발주될 크고 작은 공사들이 물품구매계약, 용역 등으로 발주되고 있다. 발주처에서 잘못된 발주사례를 수정할 것을 요청하고 이러한 사항을 개선해 지속적으로 건의해 나가겠다.
전문건설업계의 생존을 위해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제도 시행ㆍ확인, 하도급대금 직불제도의 확대시행을 위해 노력하겠다.
종합건설사 부도로 인해 하도급사가 피해를 보는 경우가 너무 많다.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며 협회차원에서 노력해나가겠다.
-협회운영계획과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회원의 작은 목소리도 귀 기울여 분과위원회를 활성화해나가겠다. 고통은 반으로 나누고 기쁨은 배가 될 수 있는 협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실적공사비 제도개선, 회원사들이 제값 받는 공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실적공사비제도는 원래 100억 이상의 대형공사 현장의 자료를 소규모현장의 설계에 적용한 것이다. 수도권 등도 100억원이상의 공사에 적용하고 있다. 회원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대전시, 시의회에 조례개정 등을 적극 건의하겠다. 연 4회 실시하는 '찾아가는 현장 지도점검'을 강화해 지역하도급률 향상을 위해 발로 뛰겠다. 세계경제는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다. 국제정세는 자국의 이익에 따라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인식의 전환, 발상의 전환을 통해 스스로 경쟁력을 다져나가는 것이 변화에 휩쓸려 사라지지 않고 존립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누군가에게 기대 일시적인 위기를 모면하는 것이 아니다.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시공기술을 개발하고 최적의 관리능력을 배양해 위기에도 대처할 수 있는 굳건한 업체로 키워나가야 한다. 앞으로 한발 나아갈 비전을 제시하고, 흔들리지 않는 일관성으로 신뢰할 수 있고 회원의 권리를 위해 화합하는 협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회원사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
대담=백운석 경제부장(부국장)ㆍ정리=조성수ㆍ사진=이성희 기자
●정인수 회장은…
학력:대전중, 신일고, 충남대 원예학과 졸업 경력:㈔대전조경협회 수석부회장(現), ㈔대전시장애인단체 총연합회후원회 자문위원(現), 충남대학교 총동창회 운영부회장(現), 대전국제자매도시협회 부위원장(現), 대전국제기타페스티벌 추진위원회 상임부위원장(現), 대한전문건설협회 대전광역시회 회장(現) 상훈:대전시장 표창(2009년), 국토해양부장관 표창(2008년), 한국조폐공사 사장 감사패(2007년)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