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서 고생하느니 차라리…” 비극 부르는 '비뚫어진 가족애'

  • 사회/교육
  • 사건/사고

“남아서 고생하느니 차라리…” 비극 부르는 '비뚫어진 가족애'

존속상대 패륜범죄 급증…대전·충남 2년새 12건 “가족 구성원은 독립된 존재” 사회안전망 서둘러야

  • 승인 2013-12-02 18:02
  • 신문게재 2013-12-03 5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부모나 형제 등을 살해하는 충격적인 패륜범죄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일시적 현상으로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2월 당진의 한 주택 화재현장에서 3대에 걸친 한 가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은 지역에 큰 충격을 줬다. 사업 실패로 빚에 쪼들린 40대 아들이자 남편이 그의 노부모와 아내 그리고 아이의 목숨을 훔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었다.

지난해 8월에는 세종시에서 아버지와 형을 흉기로 살해한 40대 아들이 구속됐고, 지난 7월에는 대전 서구 도마동에서 아내와 말다툼을 벌인다는 이유로 어머니에게 흉기를 휘두른 일도 있었다.

이처럼 가족에게 폭력적 범죄를 저지르는 패륜범죄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0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전국적으로 발생한 존속살해 범죄는 287건이었고, 같은 기간 존속상해 범죄는 2193건에 달했다. 대전은 2012년 3건에 이어 올 8월 기준으로 모두 4건의 친족 살인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충남 역시 부모나 형제를 살해하는 친족 살인사건이 지난해 3건에 이어 올해 8월까지 모두 2차례 발생했다.

특히, 존속살인처럼 패륜 사건은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매우 커 대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또 사회가 금기시하는 최소한의 가족 규율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구체적인 대응책도 필요한 실정이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기가 떠나면 더 큰 어려움이 가족들에게 남겨진다는 잘못된 생각에 자녀에게까지 극단적 행위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가족 구성원은 각자 독립적 존재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잘못된 판단”이라며 “한 가족이 극단의 코너까지 밀려나지 않도록 새로운 기회를 주는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진혁 경남대 법정대학 교수는 한국범죄심리학회에 기고한 '패륜범죄의 원인 및 대응방안'보고서에서 “가족 내에서 발생하는 패륜범죄는 가족구조와 구성원 간 관계 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패륜문화를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고 방치하는 것은 사회와 국가를 위협하는 내부적 요인을 키우는 것”이라며 사회적 관심과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3.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