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중국발 스모그 체험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현중]중국발 스모그 체험

[NGO 소리]김현중 재외동포재단 감사, 대전시거주외국인지원 자문위원

  • 승인 2013-11-28 12:47
  • 신문게재 2013-11-29 16면
  • 김현중 재외동포재단 감사김현중 재외동포재단 감사
▲ 김현중 재외동포재단 감사, 대전시거주외국인지원 자문위원
▲ 김현중 재외동포재단 감사, 대전시거주외국인지원 자문위원
'중국발 검은 재앙… 올 겨울이 걱정된다', '중 정부 “스모그, 생식·면역체계에도 악영향”' 등…. 이달 초 언론들이 쏟아낸 '중국발 스모그'에 대한 타이틀이다. 나는 마침 20년지기 중국인 절친의 아들 결혼식이 있다는 연락을 받아 놓은 차에 52년만에 최악을 기록한 중국 스모그도 직접 체험(?)해 볼 겸해서 11월 7일 북경을 찾았다. 김포공항에서 황사마스크 3개를 사서 챙겨 떠나는 날 중국민항기 창을 통해 보이는 서울 상공은 스모그인지 안개인지 뿌연해 걱정이 앞섰다.

기내에서 주는 경화시보(京華時報)는 북경시민이 내년에 등록할 수 있는 차량을 당초 24만대에서 15만대로 줄이고, 그중 2만대는 신에너지 차로 한다고 발표했다고 톱 기사로 보도했다. 나는 그간 중국스모그 보도에 대해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편이었다. 북경행 비행기에 올라 현지신문에 난 기사를 보니 “어 진짜 심각한 모양이네” 하는 중얼거림이 저절로 나왔다.

20년 전 북경에 살 때 겨울철이 되면 난방 온수를 위해 태워지는 석탄의 연기와 살을 에는 삭풍과 함께 먼지가 많이 날려 수시로 창틀에 쌓이는 시커먼 먼지를 닦아내야 했었다. 그 후 2008년 북경올림픽을 계기로 특히 녹화사업에 공을 들여 공기가 많이 좋아진 것을 가끔씩 와서 느꼈었는데 왜 이리 법석일까? 의문 반 호기심 반이었다.

2시간 쯤 지나 북경공항에 내리니 바람이 불어 오히려 김포 하늘보다 맑은 편이었다. “중국발 스모그”체험시도는 불발이었다. 그러나 공항에서 작업하는 사람들이 거의 마스크를 끼고 있는 모습으로 보면 공기가 나쁜 것으로 짐작되었다. 시내로 들어가니 흙먼지가 낙엽과 함께 날렸다. 코가 밍밍하고 눈이 조금 따가웠다. 북경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는 박제영 사장은 북경은 올해부터 난방 연료를 가스로 전환하고, 북경이외 하북성 등 인근지방의 공장들을 이전시키거나 폐쇄시켰고, 차량 증가를 제한하기 위해 추첨제를 실시하며, 교통혼잡세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에서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볶음, 튀김요리를 삶는 요리로 바꾸어야하고 거리에 양꼬치 구이도 금지시켜야 한다는 방안까지 나왔다고 한다. 숯불구이 고기를 하는 우리 식당들이 영향을 받는 날도 오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다음날 아침 상해행 고속열차에 올랐다. 열차안은 휴대폰 소리가 들렸고, 청소부는 쓰레기를 걷어가며 계속 바닥을 쓸고 있었다. 물론 먼지도 발생했다. 상해는 도착 전날의 아침 PM2.5(극미세먼지)의 농도가 240을 기록해 올 가을 들어 가장 심한 스모그 농도로 관측되어 학부모들은 당국에서 대기오염 경보를 늦게 알려 아동들을 제대로 보호할 수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나는 저녁에 관광의 명소 와이탄에 갔다. 그날도 어제부터 이어지는 스모그가 가시지 않아 황포강 건너에 서 있는 동방명주 탑이 희미하게 보였다. 그러나 6년 만에 라오펑여우(朋友) 무위성 사장을 만나서인지 호흡이나 활동에 불편함은 못 느꼈다. 무사장은 상해에서도 월 등록 차량대수를 6000대로 제한하고 차량번호 발급시 8만~10만위안 을 따로 내야한다고 귀띔한다.

중국의 언론들은 한국, 일본의 '중국발 스모그' 보도에 언짢해 한다고 한다. 오염된 공기는 기류를 타고 동북아 상공을 오가며 우리의 건강을 계속 위협할 것이다. 세 나라가 공동으로 연구하고 대처해나가는 긴밀한 협력도 필요하겠다. 그리고 지금 우리와 후세들의 건강을 위하여 다같이 세심한 주의도 중요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