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두고 대전지역의 A내과의원 원장은 분통을 터트렸다. 그도 그럴것이 대전·충남 지역의 환자들이 수도권으로 상경하는 상경진료율이 높은데다 동네병원들이 문을 닫는 등 상황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지난 한해 동안 대전지역에서만 한의원과 의원, 치과의원 등 동네의원 70곳이 폐업 조치를 하는 등 동네의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원격 진료를 시행할 경우 대형병원과 환자가 화상 등을 통한 원격진료와 처방이 가능해짐에 따라 동네병원을 거쳐 종합병원을 가야하는 현재의 의료체계도 붕괴될 수 있다. 동네병원을 가는 단계를 뛰어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원격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어 접근성 문제로 꺼렸던 수도권 병원들을 더욱 선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공개한 '2012년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에 따르면 충남지역 환자의 경우 82.8%만 충남지역 의료기관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82.2%, 경북 82.4% 등에 이어 전국에서 세번째로 관내의료기관 이용률이 낮았다. 대전 지역 환자의 관내 의료기관 이용도는 91.4%로 비교적 높았지만 지역적 특수성을 감안한 제주(93.5%)를 제외하더라도 부산과 대구(각각 92.3%)에 비해 1%P 가까이 낮았다.
상황이 이렇자 지역의 5개 보건의약단체 대표들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전시의사회를 비롯한 치과의사회, 한의사회, 약사회, 간호사회 등이 참여한 이들 대표들은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하는 원격의료법과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서비스산업 발전기본법 추진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보건의약단체 대표들은 보건의료계가 원치 않는 원격의료법 개정 입법을 비롯해 정부의 잘못된 의료제도를 바로 세우기 위한 활동에 공동대처키로 했다.
대표들은 “의료제도는 국민의 건강과 환자의 생명으로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로 실험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국민의 건강과 환자의 생명이 아닌 투자확대와 효용만을 위해 추진돼서는 안된다”며 “보건의료서비스는 국가 핵심 산업으로 원격의료로 인한 의료체계의 대혼란과 붕괴는 고용축소, 국민의료비 증가, 국민건강보험의 붕괴를 초래하고, 나아가 국가산업 붕괴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27일 5개 주요 보건의료 단체가 정부의 원격의료 허용 방침에 공동 대응에 나선 가운데 관련 노동조합도 이 대열에 가세하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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