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순]대덕 40년을 회고하면서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장인순]대덕 40년을 회고하면서

[사이언스칼럼]장인순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

  • 승인 2013-11-27 13:49
  • 신문게재 2013-11-28 17면
  • 장인순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장인순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
▲ 장인순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
▲ 장인순 전 한국원자력연구원장
40년 전 대한민국은 가난이 상식으로 통하던 국민소득 300달러 시대의 과학기술 후진국에 속해있던 나라였다. 40년 만에 국민소득 70배의 성장을 이룬 국가로 과거 백년의 역사상 유일하게 수혜국을 탈출해서 공여국으로 변신한 나라이다. 그 저변에는 대덕연구단지라는 연구개발을 하는 마을이 있었다.

과거 40년을 회고해보면 우리국민의 저력을 알 수 있다. 모든 국가의 과학수준을 가늠하는 과학논문색인(SCI) 건수가 1976년에 처음으로 35건 게재되었고 지금은 매년 2만건에 달하고 있다. 이는 1970년대의 대한민국은 과학의 최후진국이었으며,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과학기술을 진흥하는 나라로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다.

1973년에 기본계획이 확정되면서 시작된 대덕연구단지는, 1978년 한국표준연구원이 처음으로 개원하면서 본격적으로 대덕의 시대가 열리면서, 현재는 출연연 30곳, 대학 5곳, 기업체 1312곳, 공공기관 11곳, 국공립기관 14곳, 기타 비영리기관 29곳, 총 1400여 기관을 거느리는 과학의 메카로서, 2012년 말 기준으로 박사 1만 333명, 석사 1만 856명 등 총 2만 7000여명이 연구업무에 임하고 있다. 모든 역사가 그렇듯이, 대덕연구단지도 여기까지 오기까지 숱한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 당시 가난한 국가 살림으로 연구비와 연구시설이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해, 연구할 최첨단연구시설이 없어, 우리의 몸으로 장비를 대신하는 힘든 연구로서 일주일에 80시간 이상 연구를 할 만큼 연구에 대한 열정만은 대단했다. 특히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로 국내·외의 원자력연구소의 패쇄 논란 끝에, 궁여책으로 한국원자력연구소를 한국에너지연구소로 치욕적인 창씨개명의 아픔이 있었다(1990년 다시 원자력연구소 이름을 찾다). 1979년 외환위기로 연구소 통폐합과 구조조정으로 많은 연구원들이 연구소를 떠나야하는 뼈아픈 고통이 있었으며, 연구원 정년이 65세에서 61세로 축소되면서 연구원들의 열정과 사기에 찬물을 끼얹는 어려움도 있었다. 이런 와중에서도 많은 연구원들의 끈질긴 연구열정이 결실을 맺어, 정보통신강국으로, 원자력발전강국으로, 지대공 지대지 미사일을 개발하고, 하늘에는 우리의 위성이 나는 등 많은 연구성과를 냄으로써 한국경제를 이끌어온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고 할 수 있다.

자 이제 새로운 40년을 맞는 이 시대에 우리의 각오는?

연구개발은 인적자원 연구시설 연구예산 프러스 연구원들의 창의력과 열정과 끈기에 또 하나 국가의 기초연구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 새로운 40년을 맞이하면서 우리연구원들이 맨 먼저 꼭해야 할 일이 있다면 우리 내면에서 솟구치는 창조적인 자기혁신이라 생각한다. 달걀을 밖에서 깨면 프라이밖에 안되지만, 안에서 깨고 나오면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듯이, 융합과 창조경제시대에 걸맞은 혁신과 내공을 쌓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인간의 손에 세계를 쥐어주었다는 평가를 받는 스티브 잡스가 “내가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한 끼만 함께 할 수 있다면 애플의 모든 기술을 다 내 놓겠다”는 말을 과학을 하는 이 시대의 연구원들이 반드시 귀 담아들어야 할 것이다. 정말 다행인 것은 과학비즈니스벨트와 함께 건설되는 기초과학연구원은 대덕특구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폭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기초연구와 응용연구의 융합이야 말로 미래 한국의 창조경제를 이끌고, 동시에 한강의 기적을 대덕의 기적으로 이끌고 갈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와 대전시는 힘을 합쳐 하루빨리 이 사업을 매듭짓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부당국자나 연구원이나 '과학은 시간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대덕을 국제과학도시로!

나는 대덕특구가 외국인이 반 이상 거주하는 명실공히 국제과학도시가 되었으면 한다. 오늘의 미국은 전 세계 젊은이들을 불러들어 교육을 시키면서 미국의 기초과학을 육성했다고 한다. 우리도 많은 외국의 젊은이들이 대덕에서 가족들과 함께 공부하고 연구하고 이곳에 정주할 수 있도록 교육시설 의료시설등 모든 것을 갖추어 대덕이 명실공히 국가과학기술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내가 대덕연구개발특구 40년사 편집위원장과 동시에 대덕연구개발특구 40주년 기념행사 추진위원장을 맡으면서 느끼는 것은 40년전의 박정희 대통령과 지금의 박근혜 대통령이 가지는 대덕연구개발특구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우연이 아닌 어떤 숙명적인 것 같아 기술선진국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보는 것 같아 행복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