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온 제일학원 이사장 |
무엇보다 표준점수와 백분위 중 자신에게 유리한 점수가 어느 것인지 알고 지원해야 한다. 원점수가 같다고 해도 실제 수능에서는 표준점수 혹은 백분위를 지표로 활용하기 때문에 성적에 편차가 발생한다. 표준점수는 평균과 표준편차를 통해 점수를 매기기 때문에 평균이 낮고 표준편차가 작은 영역에서 성적을 잘 받을 경우 유리하다. 이럴 경우에는 표준점수를 지표로 사용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반대로 평균이 높은, 다시 말해 쉬운 영역을 잘 본 경우에는 백분위를 사용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에게 유리한 점수체계가 어떤 것인지 찾는 것이 정시 지원 시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 영역별 반영비율과 가중치를 살펴 지원해야 한다. 각 대학별, 계열별로 과목마다 반영비율과 가중치가 다르다. 이 반영비율과 가중치에 따른 대학별 환산 점수에 따라 합격, 불합격이 현저히 달라질 수 있다. 표준점수 총점이 같은 학생일지라도 두 학생의 환산점수는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교대 세 곳만 예를 들어본다면, 경인교대는 국, 영, 수에 각 5%의 가중치를 주고 있지만 부산교대는 국어와 수학에 각 10%의 가중치를 주고 서울교대는 수학과 탐구에 각 5%의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대학별 모집 요강을 반드시 확인하여 반영비율과 가중치를 확인하고 전형에 임해야 한다.
또한, 탐구 반영 과목 수와 반영 형태, 제 2외국어의 탐구 대체 여부에도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 올 정시 전형은 탐구 영역의 반영 과목수가 줄어들어 제 2외국어나 한문 영역을 탐구 과목으로 인정하는 대학은 정시 전형의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해야 한다. 특히 쉬운 수능에서는 탐구 영역의 변수가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고, 탐구 영역 두 과목 중 한 과목에서 실수한 학생들은 의외로 정시 지원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다음으로, 학생부 실질 반영 비율도 고려해야 한다. 정시에 수능 성적은 거의 절대적이라 할 수 있지만 일부 대학에서는 전형에 따라 학생부의 실질 반영률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선발의 경우 학생부의 영향력이 다소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으로, 진학 담당 교사의 조언이나 입시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아무래도 혼자 결정하다 보면 조사하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이고, 잘못된 판단도 내릴 수 있다. 특히 올해 정시 전형에서는 수학 B형 지정 중하위권 자연계열 대학의 커트라인을 예상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014학년도는 2013학년도에 비해 수리(가)/(나)형 동시 반영에서 수학 B형 지정으로 바뀐 대학이 무려 25개 대학에 이른다. 이것은 작년 대비 교차 지원이 가능했던 인문계열 학생들의 입시 전략에 매우 큰 어려움이 될 것이다. 물론, 최종 결정은 본인이 내려야 하겠지만 모든 조언을 듣고 신중히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래서 지원 대학이 정해졌다면 그곳이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인지 아닌지 결정하고 가고 싶은 곳이 아니라면 그 다음에 재수를 결심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혹시 재수를 결정했다 할지라도 수시든 정시든 그 모든 전형 절차를 밟아 보는 것이 내년 전형 지원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미리 포기하지 말고 모든 입시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의 감정에 치우치면 안 된다. 자신의 미래는 자신도 알 수 없다. 다만 간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는 자세, 그것이 수험생들에게 필요할 뿐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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