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전문적 식견 가졌다면, 피해봤어도 사기당한 것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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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전문적 식견 가졌다면, 피해봤어도 사기당한 것 아냐”

국민참여재판 유죄 결정 사건, 항소심서 판결 뒤집혀

  • 승인 2013-11-26 17:56
  • 신문게재 2013-11-27 5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전문적 식견을 가진 투자자들이 스스로 분석과 검증을 거쳐 투자했다가 피해를 봤더라도 사기를 당했다고는 볼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원범)는 사기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로 기소된 손모(60)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징역 3년)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부동산 투자업체를 운영하던 손씨는 2009년 10월 A씨에게 '경기도에 신축 중인 한 아파트 단지 상가를 일괄 매입해 분양하려 하는데 투자하면 3개월 내에 원금과 원금의 절반에 가까운 투자 이익금을 주겠다'고 속여 5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였던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안병욱)는 이 사건을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했다.

국참 당시 배심원단 전원은 손씨의 사기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고, 재판부는 배심원단의 의견을 받아들여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사업성과 손익에 대한 구체적 검토 없이 고액의 투자이익금과 투자유치 보수 지급을 약속했다”며 “하지만, 약정기일 내에 투자 원금과 이익금 지급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예견하고도 투자자들을 기망했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달랐다.

재판부는 “부동산업에 종사하던 피해자는 전문적 식견을 가지고 있었고, 계약 체결 일주일전에 직접 현장을 답사하고 중개업소를 탐문한 후 투자를 결정했다”며 “피해자가 기망당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부동산경기가 위축됐다는 사실을 알고도 투자한 것으로, 피고가 속였다고 할 수 없다”며 “피고인이 투자금으로 개인적 이익을 취했다는 흔적도 없어 편취의 혐의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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