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가 국내 10개 카드사의 결제 영수증 1000장을 점검한 결과 카드 번호의 마스킹이 모두 제각각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 중 13장에는 카드 유효기간까지 명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효기간이 노출된 영수증은 일반 음식점과 커피숍이 9장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골프장, 동네 병원, 슈퍼 등이었다.
신용카드 번호 마스킹도 카드마다 다른 것은 물론 마스킹 번호 개수도 4~8개까지 각기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4개가 444장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8개 340장, 6개 213장이었다.
나머지 3장은 16자리 카드 번호가 모두 노출됐다. 소비자문제연구소는 “유효기간이 모두 기재된 카드영수증, 마스킹 위치도 달라 영수증 몇 장이면 모든 카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카드 영수증의 개인정보 관리가 이렇게 허술한 것은 여신금융협회가 지난 2008년부터 카드 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카드 단말기업체들에 마스킹 영수증 발급이 가능한 단말기를 만들도록 권고했지만 강제성도 없고 가이드라인도 없어 업체마다 마스킹 위치와 정보 노출 범위를 제각각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카드번호 마스킹만 언급하고 있을 뿐 유효기간에 대해서는 아무런 권고사항조차 없어 소비자 피해 우려가 크게 제기되고 있다.
컨슈머리서치 관계자는 “정부당국이 카드번호의 블라인드 위치를 통일하고 유효기간을 가릴 수 있도록 시급히 강제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며 “소비자들도 카드 영수증을 반드시 안전하게 폐기하고 특히 여러 장을 모아 한꺼번에 폐기하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지난 8월말 기준 국내 발급된 신용카드 수는 총 1억1179만 장, 가맹점은 250만개에 달하고 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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