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확일화된 가족관에서 놓여나야 할 때다. 새로운 가족관을 정립하는 게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드는 바탕이 될 것이다. 어떤 범죄가 발생했을 때 검거된 용의자가 편모 슬하에서 자랐다는 등의 기사가 사라졌으면 한다. 한부모가정이나 다문화가정이라고 해서 결코 불행한 건 아니고 자녀가 성장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쉽게 고정관념에서 놓여나지 못한다.
혈연중심의 가족관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재혼에 의해 형성된 가족이 많은데도 우리는 아직도 혈연만이 가족을 구성할 수 있다는 강박관념에 젖어 있다.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가족은 얼마든지 구성될 수 있고 화목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지금 보육시설에선 많은 아동들이 새 가정을 찾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혈연중심의 가족관에서 벗어나야 더 많은 아동들이 따스한 가정의 품으로 들어올 수 있을 것이다. 가족을 진정으로 구성하는 것은 혈연관계가 아니라 사랑과 이해라는 가치관이 이 땅에 굳건히 자리잡았으면 한다.
최일걸·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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