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생협 공정여행 소모임 '아름바람' 회원들이 지난 20일 대전시 유성구 추목동에 위치한 수운교를 찾았다. |
'아름바람'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유적지를 방문하면서 탄소발자국 수를 줄이는 착한 답사를 하고 있다. 그 덕에 대전 지하철을 처음 타보는 회원이 나오기도 하고, 40분 넘게 기다린 버스를 타고 목적지에 겨우 도착하는 회원이 나오기도 했다. 도시 중심지에 위치해 있지 않은 유적지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접근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든다. 그동안 우리는 시간을 아낀다는 명분으로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 것일까. 이렇게 아낀 시간으로 에너지 살 돈을 버는 데 쓴 건 아닐까?
노유옥(58) 씨는 대전에서 30년을 살면서 지역에 있는 유적지를 찾아가 본 곳이 거의 없다. '아름바람' 활동을 하면서 유적지를 방문하고 조금씩 대전을 알아가고 있다. 크게 이름을 낸 곳이 아니라도 그 곳을 관리하는 이들이 있고, 그 곳을 사랑하며 가꾸는 이들이 있어 관리에 손을 보태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름바람'은 나와 이웃, 나아가 지역과 지역, 지역과 사람이 소통하기를 꿈꾼다. 유적지를 품고 있는 지역을 걸어 다니면서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을 통해 다시 문화유산을 알아간다. 소통하지 않을 때 우리는 누군가에게 폭력이 된다.
“도대체 문화유산 교육을 어떻게 받고 있길래 이런 행동을 하니?” “관리를 하는 거야 마는 거야?”
불통은 이렇게 서로를 비난하고 책임을 전가하게 만든다. 문화재 관리인과 소통하는 탐방객은 또 하나의 중요한 관리 축이다. 관리자와 탐방객의 경계가 사라져 탐방객이 관리자의 마음을 품고 관리자가 탐방객의 마음을 품을 때 문화재는 가장 잘 보존되고 보호될 수 있다. 유적지 어디에나 탐방객이 있고, 곳곳에 관리자와 해설사가 있다. 선량한 관리인, 착한 탐방객, 성실한 해설사들이 아름다운 바람이 되어 지역문화를 꽃 피우고 후손에게 자랑스런 유산을 남겨 가길 꿈꾼다.
김혜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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