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장채소 수급 안정에 더 힘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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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김장채소 수급 안정에 더 힘쓰라

  • 승인 2013-11-13 18:34
  • 신문게재 2013-11-14 17면
김장물가 고공행진 때문에 당시 기획재정부 1차관이 당진의 채소 재배지를 둘러본 것이 지난해 가을이었다. 올 가을에는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폭락 현상이 나타났다. 대책반, 대책상황실을 만들어 수급 안정에 나선다는 점도 많이 보던 풍경이다. 김장 앞당겨 담기, 2포기 더하기 등 소비 촉진 운동도 전개된다. 하지만 수급 불안을 꺾기에는 역부족일 정도로 심각하다.

올해는 37년만의 채소 대풍으로 ‘풍년의 역설’이 어느 해보다 커 보인다. 워낙 생산 물량이 많아 공급과잉된 김장채소의 수급 관리에 도움이 될 획기적인 대책은 없다. 채소값은 이미 40~50%대까지 하락했다. 더 떨어지면 출하 조절을 위한 고육책으로 산지 폐기한다는 방침까지 세워놓은 상황이다.

시장 격리 수단으로 가을배추를 저장해 가공용으로 쓰거나 겨울철 수급 불안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등의 탄력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무, 고추, 마늘, 양파까지 풍작으로 ‘김장채소 5총사’로 불리는 중점관리품목 가격이 덩달아 떨어졌다. 싼 가격에 김장비용이 줄게 된 소비자의 표정이야 밝겠지만 여기에 생계가 걸린 지역 농가의 사정도 헤아려야 한다.

수급 안정과 관련한 지자체의 대책반은 공급 및 가격 동향 체크보다는 실제 농민을 도울 수 있는 방향에 더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각 시·군, 농협, 유통업체, 소비자단체 등과 협조해 산지와 연계한 임시김장시장이나 직거래장터를 개설해 소비 촉진에 앞장서야 한다.

소비 촉진을 통한 수급관리가 농민 입장에서 제일 이로운 방안이다. 김장 담그기는 물론 김장 나눔 행사 등 소비 확대와 수급 안정에 도움이 되는 일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로컬푸드 운동을 실천하는 계기로도 활용했으면 한다. 결국 소비자가 나서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지금의 김장채소 가격 급락은 지난해 가격 폭등 이후 올해 재배량을 12.6% 늘린 데다 기후적인 여건으로 작황이 좋은 데 기인한다. 작년 이맘때는 배추가 전년보다 2배 이상, 무는 50% 넘게 뛰어 아우성이었다. 유통구조 역시 개선한다는 말을 거듭할 뿐 바뀐 게 없다. 대풍(大豊)에도 농민이 괴로워하는 안타까운 현실에서 농업정책 부재의 그림자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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