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수]진정한 의미의 봉사

[중도춘추]김석수 한남대 멀티미디어학부 교수

▲ 김석수 한남대 멀티미디어학부
교수

각종 학교, 사회단체와 종교단체에서는 여러 가지 봉사활동을 자주 하거나 요구하게 된다. 이러한 자발적인 봉사활동이 여기저기서 많이 일어남으로써 우리 사회를 밝고 건전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사전적인 의미의 봉사는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애씀'이라고 되어 있으며, 세부적으로 자원봉사(자기 스스로 나서서 국가나 사회 또는 타인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일), 근로 봉사(공공의 이익을 위해 어떤 대가나 보상 없이 일하는 것), 사회봉사(사회의 이익과 복지를 위하여 무보수로 노동력과 금품 따위를 제공하는 행위)가 있으며 그 외의 다양한 봉사활동 등이 존재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봉사를 하면서 많은 보람을 느끼곤 한다. 자기의 땀과 노력 그리고 시간 및 재정 등을 들여 아무런 대가 없이 이웃을 위해 헌신하고 기부함으로써, 상대의 모자람을 채워주고, 그로 인해 같이 행복과 즐거움을 공유함으로써 건전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봉사의 의미가 약간은 왜곡되거나 퇴색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필자는 두가지를 생각해 보는데, 그 첫째는 본인의 의사가 아닌 어쩔 수 없이 하는 봉사다. 즉, 체면상 안 할(빠질) 수 없는 봉사일 것이다. 이러한 봉사는 결코 아름답지 않으며 때론 남으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도 한다. 봉사의 내용보다는 형식이나 인증사진을 더 중요시하는 사례도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둘째는 스펙 및 점수를 만들기 위한 봉사도 이러한 부류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은 각종 학교에서 봉사점수가 요구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일부 학생들의 봉사활동이 아마도 그러할 것이다. 물론 시작할 때의 마음은 체면상 또는 스펙이나 점수에 의도된(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은) 봉사일지라도, 봉사하는 과정에서 진정한 의미의 봉사를 깨닫게 되어 삶 가운데 즐거움과 행복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때론 이러한 부분도 진정한 의미의 봉사를 알고 배우는 측면에서는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이 되며, 그러한 이유에서라도 어떠한 방식으로든 우리 이웃에게 봉사는 계속해서 권면할 일이다.

이러한 봉사를 통해서 소외되고 부족한곳에 재정적 도움이 되고, 정신적인 외로움을 해소시켜주고, 열악한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밝은 사회를 만들어 가야할 것이다. 이로 인해 같이 살아가는 사회의 구성원들을 다 같이 소중히 여기고, 국가에 대한 애국심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즉 긍정적인 사고를 지니고 진정한 사랑을 실천하는 봉사활동은 바람직한 선진국형 사회구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참다운 봉사를 누구나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즉, 나의 것을 남에게 아무 조건 없이 떼어준다는 것, 나의 바쁜 시간을 쪼개어 남에게 나누어준다는 것, 때로는 아무도 모르게 이러한 선행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렇게 쉽지 않은 일을 행함으로써 도움을 받는 이는 물론이고 도움을 주는 이도 행복해지고 즐거움이 더할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엔, 진정한 봉사의 의미는 남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인 것 같다. 다양한 봉사를 통해서 소외되고 열악한 남의 처지를 알게 되고,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려는 이들을 보고 느끼며, 이로 인한 나의 새로운 도전(“더욱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라는 다짐)과 그동안의 나의 어려움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상대적인 자신의 힐링(더욱 자신을 위안 받고 치료받게 됨)을 하게 되는 것을 많은 사람이 느낄 수 있었을 것이다. 즉, 진정한 봉사를 통해 정신적으로 상대보다는 자신에게 얻어지는 행복함과 즐거움이 더욱 많으리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이러한 진정한 봉사의 물결이 계속 일어나서, 탁한 인심이 신선하게 바뀌고 어려운 관계가 회복되어 한 번쯤 살아 볼 만한, 서로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각자의 공동체와 사회가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