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본보가 대전청사 기관장 업무추진비를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취임한 학자 출신 정부대전청사 기관장들은 전 직장 직원 격려용 물품 구입 및 외부 전문가 식사 경비 지출이 확연히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박형수 통계청장은 업무추진비로 취임 다음 달인 4월 26일 전 직장인 조세연구원 업무협의 및 만찬 간담회 경비로 20만원을 집행했다.
박 청장은 이어 6월 12일 조세연구원 직원 격려용 물품 구입으로 업무추진비 38만5000원을 사용했다. 특히 박 청장 취임 이후 한국조사학회와 인구학회, 재정학회, 통계학회 등 외부 단체 오찬 또는 만찬 비용 지출 증가가 눈에 띈다.
반면, 공무원 출신인 우기종 전 청장은 대부분 업무추진비를 각 지역별 사무소 순시 및 현장 방문 관련 경비로 사용했다. 우 전 청장 재임시절에는 업무추진비로 조세연구원 및 학회 식사비용 지출은 없었다.
통계청 측은 “조세연구원 직원 격려용 물품 구입 내역은 음료수비로 당시 조세연구원 체육대회라서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벤처 기업 전문가인 한정화 중소기업청장(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장) 업무추진비는 송종호 전 청장과 비교할 경우, 벤처관련 간담회 및 업무협의 비용 집행이 증가했다. 지난 4월 한청장의 업무추진비 집행 세부내역에 따르면 창조벤처포럼 위원 간담회, 벤처기업 지원대책 간담회, 벤처 생태계 활성화 업무협의, 벤처 생태계 조성 관련 오찬 등 4건이 집행됐다.
지난해 4월 송 전 청장 업무추진비 내역에는 벤처관련 간담회 또는 업무협의 비용은 한 건도 없었다.
산림 치유 및 휴양관련 산림 복지 전문가인 신원섭 산림청장(충북대 산림과학부 교수)은 취임 이후 관련 대학원생 만찬, 산림복지 정책 만찬, 산림치유관련 학계 관계자 만찬 등 관련 학계 전문가 식사비용관련 집행이 늘었다. 신 청장은 지난 4월 업무추진비로 1310만원을 집행해 올 대전청사 기관장들의 월별 업무추진비 가운데 가장 큰 액수를 집행했다.
지난해 4월 이돈구 전 총장 업무추진비 집행액 618만원과 비교할 경우도 2배 이상 큰 지출이다.
산림청측은 “전 청장 재임시절과 달리, 산림치유 및 휴양관련 업무 협의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청사 한 공무원은 “ 전직 소속 기관 직원들을 위해 업무 추진비를 쓴 것은 해당 기관장 임명을 자축하는 의미 이상이 아닌 것 같다”며 “ 공조직 수장으로서 합당한 업무 추진비 집행은 아니라”고 꼬집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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