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후영 한밭정악회장 |
향제줄풍류는 궁중에서 행사나 제례에 사용하던 음악인 정악이 지방으로 전해져 선비들이 마음을 수련하고 서로 친분을 쌓기 위해 다듬어진 음악이다. 전국 각 지역으로 전승되어 발전된 풍류음악은 그 지역의 지역색을 띠게 되었고 정악 악기 중 현악기가 중심이 되는 음악이 향제줄풍류다.
그 중 대전은 현악기 중에서도 양금이 중심이 되는 특징을 가진다. 이후 1960년대까지 발전하였으나 산업화를 만난 풍류 음악은 외래 음악에 밀려 쇠퇴하게 되고 1980년대 연정국악원이 생기면서 자발적인 모임의 풍류음악은 그 명맥이 잠시 끊어지게 된다.
그러한 명맥을 잇기 위해 1991년 한밭정악회가 창립되어 일반인들이 자발적으로 풍류음악을 즐기고 연주하는 모임으로 오늘날까지 운영되고 있다. 매년 1회씩 열리는 정기 연주회는 올해로 24회째를 맞아 시민들과 함께 선비들의 풍류를 즐기려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 한밭정악회가 주최한 향제줄풍류 행사가 지난달 12일 동춘당에서 열렸다. |
어려움이나 염려스러운 점에 대한 물음에, 한밭정악회를 이끄는 단원들은 국악연주자를 비롯해 교사, 주부, 직장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나 이들의 평균나이가 50세를 넘어 앞으로 이 음악을 이어줄 젊은이들이 없다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흔히 대전을 선비의 고장이라 칭한다. 많은 선비들이 수신을 위해 무엇을 했을지, 그들은 어떤 여유를 즐겼을지, 그리고 어떻게 사람들을 만났을지에 대한 물음에 대전지역만의 '향제줄풍류'라는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대전이 풍류를 아는 멋진 선비들의 고장이었음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정명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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