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전 계룡산 답사기를 만나다

55년전 계룡산 답사기를 만나다

1958년 신송은이 지은 안내기 운율 맞춘 구어체 문장 '일품'

  • 승인 2013-11-07 14:10
  • 신문게재 2013-11-08 10면
  • 임헌기 객원기자임헌기 객원기자
●객원기자

'어화세상 벗님네야 명산구경 해 보았소/세계명산 금강(산)은 삼팔이북 되었으니 금명간은 못 가겠고/자고명산 계룡산은 여러 친구 다 보았소'

노랫말처럼 흥얼거리며 읽는 재미가 쏠쏠한 작은 책 '계룡산 안내기<사진>'는 1958년 신송은(申松隱)이 대전역에서 기차를 타고 두계역에 내려 계룡산 곳곳을 찾아다닌 기록이다.

특히 첫쪽에 상세한 지도를 그려두어 읽는 중에 즉시 활용할 수 있게 하였으며 전체 36쪽 중 절반은 전설 및 설화를 담고 있다. 조금 한가한 시간에 앉아 읽고 있으면 계룡산 기슭을 오르고 내리는 나를 발견하곤 하는데 운율에 맞추어진 구어체 문장이 아주 일품이다.

안내지도에는 현재 정림동에 위치한 단군사당(단묘)과 가수원동에 위치한 용화사의 원래 위치가 정확하게 표시되어 있다. 단묘의 위치는 일제강점기 신도안지도(1929년)에서 찾은 적이 있으나 용화사 위치는 알지 못했기에 반가움은 더 컸었다.

고등학교 시절 단짝 친구와 신도안 구경을 갔다가 그만 걷는데 지쳐 대궐평을 지나서 돌아선 기억이 있다. 당시 우리에게 이 책이 있었다면 아마도 우리는 그날 집에 돌아오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먼저 길을 걷고 세세하게 기록한 분들의 노고에 감사 드린다.

임헌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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