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포대갈이 농산물 유통 여전했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포대갈이 농산물 유통 여전했다

  • 승인 2013-11-05 18:13
  • 신문게재 2013-11-06 17면
농산물 불법 유통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중국산 쌀과 국내산 쌀을 섞어 국내산 쌀 포대에 담는 ‘포대갈이’ 수법이 고전처럼 쓰인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검거된 대규모 유통조직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었다. 중국산이 국산이 되고 저질 쌀이 일반 쌀이 되기는 간단했다. 그물망 감시와 부정유통 근절이라는 말이 무색하다.

이렇게 섞인 중국 쌀과 오래된 가공미는 ‘아침 맑은 쌀’, ‘농부의 땀’ 같은 브랜드로 버젓이 출시됐다. 심지어 위반 단속을 해야 할 공무원이 중국산 쌀을 대량 구매해 포대갈이 업자에게 팔아넘기는 역할을 맡았다 한다. 자신이 직접 단속했던 업자와 거래했다면 정말 허탈한 일이다. 건전한 유통질서가 무너지는 순간, 먹거리 안전도 장담하기 힘들다.

상황이 이러한데 쌀 생산연도나 품종 등 표시 사항이 잘 지켜지리라 기대하긴 힘들 것이다. 거래처 조사 등을 통해 우리 식탁을 어지럽히는 불법 농산물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수입 농산물은 검역단계부터 강화하는 한편 수입쌀 유통이력제를 엄격히 시행해야 한다.

지난해 수입된 밥쌀용 수입쌀 11만톤에서 국산쌀로 불법 유통된 물량은 3400톤을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단순 비교해도 지난 2년간 200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밥상용 쌀 수입 물량 대비 위반 물량이 지난해 3.11%로 증가했다. 통관 절차를 안 거친 농산물, 정식 수입하고도 포대갈이 수법으로 국적을 바꾼 농산물을 반드시 차단해야 한다.

이번 사례는 그동안 그렇게 강조됐던 원산지 제도 대책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음을 입증하고 있다. 전산 시스템에서 생산연도를 조작하는 수법이 흔히 동원된다. 또 김장철을 앞두고 중국산 소금이 국산 소금으로 포대갈이할 가능성도 경계할 시점이다. 수입, 생산, 제조, 시중유통 전 단계를 낱낱이 점검해야 할 것이다.

단속 공무원의 비위 사실 하나만 봐도 불법 농산물 대책의 실효를 기대하기 힘들 듯하다. 묵은 쌀에 햅쌀을 섞고 일반 쌀을 친환경 쌀로 속인 한 지역 농협의 사례까지 겹쳐 걱정을 더하게 한다. 모든 유통 과정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과 엄정한 단속을 강화하기 바란다. 유통질서 교란은 물론 안전한 식생활을 위협하는 범죄행위를 묵과할 수는 없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3.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