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익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전문연구위원, 국제로터리 3680지구 총재 |
독일, 스위스의 유럽 일부 국가가 탈 원전정책을 지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사고 당사국인 일본까지 원자력의 필요성과 역할을 들어 조심스럽게 재조명하고 있으며 특히 일본의 아베정권은 일본 내 재평가 분위기를 은근히 바라는 것은 물론, 해외 원전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우리와 근접한 협상을 벌인 적이 있는 터키와 원전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렇게 일본이 원자력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선진국으로 이미 온실가스 의무감축의 책무와 함께 경제적 어려움의 고통을 현실적으로 심각하게 겪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은 근래에 와서 중요한 경제지표인 무역수지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최근 일부 언론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몇 년간 무역흑자를 이어 오다 무역적자로 돌아섰다. 2013년도 상반기의 무역수지만 보더라도 약 5조엔에 가까운 적자로 돌아섰음을 전하고 있다. 이는 원전사고로 원전에 의한 전력을 생산하지 않은 지난 15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 온 것이다. 지난 1970년대 말의 제2차 석유 쇼크 때의 연속 무역적자의 기록을 경신한 것으로 통계는 전하고 있다. 이러한 무역수지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단연 원전가동의 중단에 의한 것에서 평가되고 있다. 원전에 의한 전력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석유와 가스 등 화력발전연료 수입이 급증됐을 뿐 아니라 경제적인 원전의 전력이 공급되지 않아 전기료는 계속 상승 일로에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외화 지출이 많아지게 된 것이다. 일본 국내의 경상수지가 전반적으로 흑자라 하지만 수출적자가 오래가면 사정은 달라질 수 있어 비상이 걸린 상태이다.
이러한 일본의 경우를 보면서 우리도 에너지사정을 심각하게 재평가해야 할 것이다. 최근 일본 원전사고에 따라 국내 반원자력 세력이 급격하게 증가했고 원전발전회사의 비리가 국민에게 신뢰를 잃고 있는 틈을 타 원자력의 역할이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언론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2030년까지 원전 점유율이 시설용량 대비 앞선 정부에서는 40%를 상회했으나 현 정부에서는 20% 선대로 하향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당장 온실가스 의무부담국은 아니지만, 곧 이를 따라야 할 위치에 있으며, 더욱이 원전에 의한 전력 점유율 30%대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뒷걸음치게 되면 결국 석탄, 가스 등 화석연료수입의 증가로 외자 지출이 증가될 것이 뻔하다. 또한, 온실가스 추가 배출로 인한 문제는 물론 원자력에 비해 3배 이상 비싼 가스 등의 사용은 전기료를 상승시켜 수출 공산품의 국제경쟁력을 잃게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수지적자 국가로 들어서게 되면 1997년에 겪은 IMF의 뼈아픈 경험을 다시 겪을 수 있는 여건이 또 우리에게 닥쳐올 수 있다는 우려의 소리가 들린다. 누가 뭐래도 한국은 수출지향 국임에도 불구하고 행여 원전 축소정책이 최선의 방책인 것처럼 매도하는 세력에 의해 좌지우지될까 심히 걱정된다.
재삼 우리는 바로 일본의 예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자연재해긴 하지만 원전사고로 인해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일본이 원전가동이 멈춘 때를 타서 탈 원전을 외치는 무리에게 기회를 주어 바로 3년 연속 무역적자를 가져 왔음은 물론 심각한 전력공급과 전기료의 상승으로 가장 기업하기 힘든 곳이 되고 있다는 사실에서 우리의 가야 할 방향을 찾아야 할 것이다. 원전의 안전성을 가장 중요한 문제이긴 하지만 세계 각국이 다 함께 안전성을 끊임없이 제고시켜 나간다는 전제하에 원자력의 역할이 강조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원자력의 역할이 제대로 알려지도록 대국민 소통에 나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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